오문복 선생, 사료 967점 제주박물관 기증

개인 토지거래 문서·혼수품 목록 등 생생한 제주역사 자료 망라

2017-08-22     문정임 기자

한학자 소농 오문복(79) 선생이 한 평생 수집하고 연구해온 사료 967점을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종만)에 기증했다.

오문복 선생이 기증한 자료에는 간찰, 공문서, 생활문서, 고도서 등 조선시대 이후 제주의 생활사를 짐작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다수 포함됐다.

평소 제주의 역사는 제주 사람들 스스로 정리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져온 오 선생은 제주의 역사에 관한 자료라면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해왔다. 직접 값을 치루고 구입한 자료에서부터 누군가 버린 서예 병풍, 도배지 뒤에 재활용되던 문서에 이르기까지 수집 과정에 오 선생의 노고가 가득 묻어 있었다고 박물관 관계자는 전했다.

오문복 선생은 훗날 자료들이 산일될 것을 염려해 박물관 기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증 작업은 8월 초 완료됐다.

기증 문화재 가운데는 제주목사에게 올리는 민원 문서, 각종 절목류, 제주부영사요람 등의 공식적인 문서뿐만 아니라 개인 간에 토지를 거래한 증빙 문서, 혼수품 목록, 개인 간찰류 등도 망라돼 수증의 가치를 높였다.

김종만 관장은 "기증받은 물품의 내용이 방대해 제주의 조선시대사 연구에 단단한 토양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기증받은 문화재를 전시자료로 활용하는 한편, 연차적으로 해제·번역해 일반에 공개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