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올까” 하늘만 쳐다보는 道 상수도 행정

7일부터 제한급수 계획…태풍 ‘노루’때 비오면 취소
가뭄 매년 반복에도 근본적 대책 없이 ‘땜질처방’ 비판

2017-08-03     오수진 기자

장기간의 폭염과 가뭄으로 중산간 지역의 물이 말라가면서 제주도가 결국 일부지역의 급수량을 조절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13년 이후 4년만이다.

하지만 매년 가뭄과 집중호우의 반복현상으로 도내 지하수와 상하수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날씨 의존의 단기 정책을 대안으로 내놓은 것은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제주특별자치도 상하수도본부는 급수난 우려에 따라 7일부터 애월, 한림읍 등 8개 마을에서 격일제 급수를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격일제 대상은 동부지역의 해안, 월평, 유수암, 고성2리, 서부지역의 원동, 소길, 어음, 금악 8개 마을이다. 홀수일에는 서부지역이, 짝수일에는 동부지역에서 단수가 된다. 시간은 오전 4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다.

올해 제주는 동부지역에는 때때로 폭우가 쏟아졌지만, 서부는 가뭄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로 인해 예비 지하수와 수원을 풀가동했음에도 취수원 수위가 지난 2013년 이후 최하위로 감소했다. 어승생수원지는 하루 1만 8000t이던 유입량이 5000t 수준으로 급감했고, 어승생 급수구역인 중산간 지역의 경우에도 60만 6800t 저수용량이 8만 5000t으로 격감했다.

하지만 제주도가 이날 발표한 ‘중산간 격일제 급수안’은 실제 시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말 제5호 태풍 ‘노루’가 제주에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급수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제주도는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태풍 ‘노루’에 의한 호우로 강수량이 증가해 상수의 양이 증가하게 되면 계획은 취소된다”면서 “해갈이 될 것으로 보고 제한급수는 취소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계획은 앞서 밝혀야 해 브리핑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제주참여환경연대 관계자는 “지하수의 경우 태풍이 분다고 하루아침에 그 양이 증가하지 않는다”며 “다만 어승생의 경우 비로 인해 상수의 양이 증가할 수 있지만, 그것은 단기적 처방일 뿐 상수, 하수, 지하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편 도는 제주시내 일부 지역(구남동 일대, 한천초교 부근, 노형초 부근, 수목원 다가구 주택 부근 등)에도 공급량 조절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