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발걸음으로 제주 평화 지키자”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어제 해군기지서 출발
2공항지 성산 주민·용산참사 유가족 등 함께

2017-07-31     오수진 기자

국가 폭력에 대항해 평화를 지키려는 시민들의 도보순례인 2017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이 31일 그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에도 행진단은 출발에 앞서 서귀포시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로 부당한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저항한 지 3728일을 맞는다”며 “1분 1초라도 공사를 멈추기 위해 연행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700여명의 마음을 발걸음마다 간직하려 한다”고 힘찬 출발을 알렸다.

이들은 “구럼비와 마을공동체를 파괴한 정부와 해군은 돈으로 환산할 수도 없는 소중한 가치들이 파괴됐지만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평화를 지키기 위해 정부에 맞선 결과 돌아온 것은 34억5000만원이라는 구상권뿐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제2공항 건설이 예정된 성산 주민들과도 연대해 또다른 폭력적 국가 정책 결정의 희생지로 만들지 않기 위해 평화의 발걸음을 시작할 것”이라며 “제주의 평화는 군사기지와 무기경쟁으로 지켜질 수 없고, 평화의 발걸음으로 제주의 평화를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 등 180여 단체·3000여명이 함께하는 이번 대행진은 ‘평화야 고치글라, 평화가 길이다, 우리가 평화다’를 주제로 진행된다.

행진은 동서 방향으로 나눠 출발해 오는 5일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에서 모여 생명평화문제를 갖고 행사를 마무리 할 예정이다.

한편 행진에는 용산 참사 유가족,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성주 주민, 4·3도민연대, 곶자왈사람들, 민족문제연구소, 4.3도민연대, 제주여성인권연대 등 185개 단체가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