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大 임금삭감 협약 ‘절반의 성공’

2017-07-25     제주매일

제주국제대학교(총장 고충석)가 24일 교직원과의 임금삭감 협약에 성공, 가까스로 회생의 불씨를 되살렸다. 하지만 사전 배포한 ‘직원들이 스스로 단합 기존임금을 삭감해가며 학교 살리기 운동에 나섰다’는 보도 자료와는 상황이 아주 달랐다.

특히 대학 내 3개 직원노조 가운데 가장 많은 직원(44명 중 18명)이 가입되어 있는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합의문에 날인하지 않아 빛이 바랬다.

민노총 노조(지부장 염권철)는 “직원들에 불이익한 방향으로 취업규칙을 바꿀 때에는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지난 5월 투표에서 44명 가운데 반대가 32명이었다”며 “이번 임금 삭감안은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임금 삭감에 앞서 학과 구조조정 등 다른 방식의 경영난 해소책 추진을 원했지만, 학교에서는 손쉬운 직원 임금 삭감이라는 카드만 추진해 왔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그러나 민노총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7년 임금삭감 협약식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대표교섭노조(연합한 2곳)가 서명을 하면 협약은 효력이 발휘되기 때문이다. 대학과 노조 양측은 직원 임금을 평균 17% 삭감한다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규배 기획처장은 “1년 등록금 수입 100억원 중 67%가 현재 직원들 급여로 나가고 있어 학교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건비를 60% 이하로 낮추기 위해 임금 삭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협약으로 학교 측은 한 숨을 돌렸지만 이를 바라보는 안팎의 시각은 따갑다 못해 싸늘하다. 재단 지원 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이 언제까지 애꿎은 직원들 희생 등 ‘내부 수혈’에만 의지할 것이냐는 비판이 대다수다. 제주국제대 경영진이 잘 새겨듣고 대책 마련에 나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