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명예도 실추시킨 신세계이마트

2017-07-17     제주매일

신세계이마트가 제주소주 새 이름 작명과 관련, ‘도용(盜用)’ 의혹의 여지 등 깔끔하지 못한 행보로 비난을 사고 있다. 최근 신제품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하면서 ‘출품작의 제반권리는 제주소주로 귀속된다’고 명시, 아이디어 착취 논란을 빚은 데 이어 공모 대상작과 유사한 상품명을 공모전 당선작 발표 직전에 내놨기 때문이다.

신세계이마트가 인수한 ㈜제주소주는 6월 한 달간 제주의 청정과 감성, 젊은 감각 등을 주요 콘셉트로 아이디어 공모를 진행, 지난 14일 당선작을 발표했다. 이 중 대상작은 ‘제주푸른O’이다.

그런데 신세계그룹은 공모 당선작 발표를 사흘 앞둔 11일 ‘푸른밤’이라는 제주소주의 새로운 이름을 발표했다. 신세계에 따르면 ‘푸른밤’은 휴식·순수함 등 제주도가 지닌 감성적 이미지에, 추억과 낭만을 더했다.

설명은 그럴듯해 보일지 몰라도 과정은 전혀 아니다. 대상작 도용 의혹에 대한 가능성이다. 제주소주 관계자는 ‘푸른밤’은 별도의 업체에 의뢰, 제작한 것으로 공모와는 별개라고 밝혔으나 정황상 곧이듣기 힘들어 보인다.

작명을 별도로 의뢰할 것이면서 ‘공모전’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사용하지도 않을 상표를 공모한다는 것 자체가 불필요한 일인데다가 응모자들에 대한 ‘농락’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소주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공모작을 베낀 것에 대한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신세계가 공개한 홍보지를 보면 왼쪽엔 ‘From Jeju’를, 오른쪽엔 ‘푸른밤’을 써넣어 합치면 ‘제주에서 푸른밤’이 된다. ‘제주의 푸른O’ 도용논란 회피 노력으로도 읽힌다.

그래서 공모작 발표 이전에 서둘러 ‘별도 업체 의뢰’를 내세우며 ‘푸른밤’을 발표한 것이 아닐까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 설령 진짜 공모와 별개라면 ‘오해’를 살 일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래저래 신세계이마트의 전혀 대기업답지 않은 모습에 실망이 크다. 제주의 기업을 인수했다면 지역에서 모범을 보여줘야 할 텐데 오히려 논란과 비난만 자초, ‘제주’의 명예까지 실추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