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제주소주 새 이름 ‘꼼수’ 의혹

네이밍공모전 당선 발표 직전 ‘자사 작품’ 공개
이마트 측 “‘푸른밤’ 별도업체 제작의뢰” 주장
대상 ‘제주 푸른○’ 유사…도용‘오해’ 소지 남겨

2017-07-16     박민호 기자

신세계이마트(㈜제주소주)가 최근 신제품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하면서 당선작을 자사 상표로 귀속할 수 있는 독소 조항을 삽입, 청년창작자들에게 ‘열정 페이’를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본지 7월14일자1면 보도)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공모전 수상자 발표 전 당선작과 유사한 자사 네이밍을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소주 측은 “공모전과 별개로 진행된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제주소주는 지난 한 달(발표 7월14일) 제주의 청정지역, 도내기업(향토), 제주의 감성(관광지), 젊은 감각 등을 주요 컨셉으로 한 신제품 아이디어 공모(네이밍 및 프로모션)를 진행했다.

그런데 공모 당선작 발표를 사흘 앞둔 지난 11일 신세계그룹은 ‘푸른밤’이라는 제주소주의 새로운 이름을 발표하고, 국내 소주시장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푸른밤’은 휴식, 순수함 등 제주도가 지닌 감성적 이미지에, 제주도에 대한 추억과 낭만을 더해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다. 출시시기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으나, 상품 준비 상황과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능한 한 이른 시간 안에 선보이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제주소주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공개된 당선작은 ‘제주푸른 *’ 이었다. 가수 최성원이 제주도의 아름다운 추억을 담아 직접 작사·작곡해 만든 곡 ‘제주도의 푸른 밤(1988년 정규 1집)’과 유사한 명칭으로 제주소주의 새 이름인 ‘푸른밤’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당선작 발표 직전 상품 이름을 발표한 것에 대해 제주소주 관계자는 “지난달 공모를 통해 ‘푸른밤’과 비슷한 이름이 출품되기도 했지만, 이번에 결정된 ‘푸른밤’은 별도의 업체를 통해 제작을 의뢰한 것”이라며 “공모와는 별개이며, 출품된 작품의 상표권 역시 제주소주로 귀속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공모 발표 전 내놓은 명칭이 당선작과 상당히 유사해 ‘오해’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상황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