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이 계속 늘어나는 제주 농가부채

2017-07-13     제주매일

지난해 말 제주지역 농가의 가구당 부채는 6400만원으로 전국 최고다. 전국 평균인 2700만원의 2.4배에 달한다. 문제는 타 지역의 경우 농가부채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 제주만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등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 농가부채는 연평균 0.8% 감소했다. 이에 반해 제주지역 농가부채는 12.3%가 늘었다. 특히 2013년 이후 도내 농가부채는 농가소득 증가율(3년 평균 3.3%)을 3.7배나 상회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주 농림어업 성장률 또한 2010년 -6.3%, 2016년 -3% 등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경제의 성장기반이 송두리째 망가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도내 농가부채 증가 요인은 시설재배 비중이 높아 투자가 많은데다 타 지역 대비 교육비 등의 지출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출 증가도 부채 증가에 한 몫을 거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가구당 자산이 부채의 약 10배에 달한다고 스스로 위로하지만 마음을 놓을 계제는 아니다. 도내 농가자산의 경우 토지 등 부동산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자산이 늘어난 것도 최근의 부동산 경기에 힘입은 바 크다.

앞으로 부동산시장이 침체될 경우 자산 또한 값어치가 하락할 것은 뻔하다. 고령화로 인해 농업생산성이 점차 저하되고 있어 순소득만으론 부채를 상환할 수도 없다. 결국엔 농사를 짓는 땅마저 팔아야 할 처지에 놓일 수 있다. 현재의 자산만 믿고 느긋해서는 결코 안 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