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없는 음주운전 단속 ‘과잉’ 논란

출근시간대 등 오전 적발 작년 비해 2배 늘어
“전날 마신 술까지…단속 위한 단속같아” 토로
경찰 “음주사고 사상자 증가 따른 강력 단속”

2017-07-13     오수진 기자

음주운전 사고가 급증하면서 사상자를 줄이기 위한 경찰의 음주 단속도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밤낮 없는 음주 단속에 출근길 숙취 운전으로 적발되고 있는 생계형 운전자들은 불만을 나타내면서 운전자와 경찰간 또다른 갈등을 빚고 있다. 

13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경찰의 음주단속으로 총 2926건이 적발됐고, 올해 같은 기간에는 3047건이 적발됐다. 

특히 경찰의 집중 단속이 시작되면서 출근시간대(오전 5시~9시)부터 점심시간대(낮12시~오후2시) 등 주간시간대의 음주운전 적발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오전 5시부터 오후 2시까지 아침 시간대에 총 471건이 적발됐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977건이 적발되면서 2배가량 늘었다. 

출근시간대는 294건에서 582건, 오전 9시부터 12시사이는 51건에서 158건, 낮12시부터 오후 2시는 126건에서 237건으로 각각 2~3배 가량 증가했다. 이는 전체 음주단속 적발 건수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경찰의 강력 단속이 이어지자 일부 도민들은 밤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아침 일찍 출근하는 생계형 운전자를 위협하는 과잉 단속이 될 수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택시운전기사 한모(55)씨는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출근길 운전자를 대상으로 전날 마신 술까지 단속을 하는 것은 계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속을 위한 단속으로만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음주운전 사고는 사회적 손실비용이 크고 사고 발생시 뺑소니 등 2차 피해 발생 우려가 커 교통위반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서 주간 단속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도내 음주운전 사고는 2013년 416건에서 2014년 415건, 2015년 466건 등으로 줄지 않고 있으며, 사상자도 2013년 685건, 2014년 691건, 2015년 774건으로 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숙취운전이나 점심식사를 하면서 마신 반주로 인한 음주운전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늦은시간까지 술 자리가 이어지는 경우 이튿날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숙취운전 사고를 피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