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열릴 '납북장관급회담'

2005-09-21     제주타임스

제17차 남북장관급회담이 제주에서 열리게 돼 ‘세계 평화의 섬, 제주’를 전 세계에 각인 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주 평양에서 있었던 남북장관급회담은 공동보도문을 통해 오는 12월 13일부터 16일까지 열릴 예정인 제17차 남북장관급회담의 개최장소로 제주를 지명함에 따라 이 같은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고 있다.
남북장관급회담은 ‘6·15 남북공동선언’ 이행에 따른 제반 문제를 협의해 나가는 기능을 수행하는 회담으로 남북적십자회담을 비롯해 남북국방장관회담, 남북경협실무접촉 등 여러 분야에서 합의된 사항들의 이행을 총괄, 조정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런 회담을 제주 세계 평화의 섬에서 연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흔히 제주는 ‘한라에서 백두까지’라는 구호에서 보듯이 남북의 평화통일을 상징하는 땅으로 인식되어 왔다.

냉전시절 한·소 정상이 이념을 초월해 협력을 다짐했던 곳도 제주였으며, 6·15 이후에는 제주에서 이미 남북국방장관회담과 장관급회담이 한 차례씩 열린 바도 있어 남북 화해와 협력을 모색하는 무대로 내외에 널리 부각돼 왔다.
특히 제주도는 감귤, 당근 보내기 운동을 벌이는 한편 남북평화축전을 개최하는 등 남북교류에 국내 어느 지역보다 앞장 서 왔을 뿐 아니라, 이번 회담이 열릴 경우 정부가 공식적으로 세계 평화의 섬으로 선포한 이후 제주에서 처음 열리는 남북회담이란 점에서도 그 의의는 크다고 하겠다.
차제에 이산가족 상봉이 상시 금강산에서 이뤄지듯이 남북회담 장소를 제주로 못 박으면 어떨까.
그렇지 않아도 엊그제 6자 회담이 극적으로 타결돼 평화의 최대 걸림돌인 북핵 문제의 돌파구가 열린 시점이기도 하므로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데 있어 평화의 섬 제주보다 더 알맞은 장소는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