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삐걱이는 감귤폐원지 태양광발전

2017-07-09     제주매일

제주도가 역점 추진하는 ‘감귤원 폐원지 태양광 전기농사’ 사업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이 사업을 주도하는 (주)대우건설이 계약까지 체결해 놓고 이제 와서 경제성 등을 이유로 ‘딴소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최초로 시도되는 이 사업은 사업자가 폐원한 감귤 밭에 설치한 태양광발전시설로 전기를 생산해 팔고, 밭을 빌려준 농가에는 향후 20년간 확정된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농민의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고 ‘탄소 없는 섬’ 구현에도 일조한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제주도는 지난해 9월 사업자로 (주)대우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사업 제안서를 제출할 당시 대우건설 컨소시업은 ‘감귤원 태양광 전기농사’로 전기 1㎿를 생산할 경우 20년 동안 연평균 5100만원의 소득을 농가에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엔 (주)한국테크와 (주)원웅파워, IBK투자증권 등이 참여하고 있는데이 사업을 실질적으로 추진할 특수목적법인인 (주)제주감귤태양광도 설립했다.

그러나 당초 4월에 착공할 예정이던 태양광 전기농사 사업은 하염없이 지연되고 있다. (주)대우건설이 책정된 임대료가 너무 높아 경제성이 낮다며 딴청을 피우고 있는 탓이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대우건설은 사업 개시 후 10년 간만 ‘전기농사’에 참여하고 그 이후에는 지분을 다른 쪽에 팔려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우건설은 컨소시엄에서 설립한 (주)제주감귤태양광에 단 한 푼도 출자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1월 제주감귤태양광과 이 사업 참여 농가 85곳은 임대차계약 및 40㎿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위해 감귤원 폐원까지 마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우건설의 사업 지연은 중대한 약속 파기이자 계약 위반이다.

제주도의 법적·재정적 책임 요구 압박에 대우건설이 마음을 돌려 20년 간 사업에 참여키로 했다지만 뒷맛이 개운치가 않다. 태양광 전기농사 참여 농가들은 이번 일로 가슴을 졸여야 했다.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주도가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