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불가” 운운하더니 결국 ‘뻥’으로…
2017-07-05 제주매일
참으로 못 믿을 도의원들이다. 제주관광공사 면세점 인건비와 관련 “혈세 투입 불가”를 외쳤던 도의원들이 며칠도 안 돼 이를 번복하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발단은 추가경정예산에 편성된 제주관광공사 운영비 20억원 중 19억원이 인건비로 드러나면서 비롯됐다. 이에 의원들은 득달같이 들고 일어나 도와 관광공사를 싸잡아 비난했다.
‘사드 보복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이 줄었다고는 하나 면세점 사업 자체가 잘못된 구상이었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모 의원은 “관광공사 직원들의 월급을 제주도에서 준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 몰아붙였다.
그러나 추상같은 발언들이 채 식기도 전에 운영비 20억원 지원은 원안 통과됐다. 더욱 기가 찬 일은 통과의 전제 조건으로 ‘비정규직 직원 정규직화’를 주문했다는 점이다. 최근의 ‘대세’를 감안하더라도 돈이 없어 월급도 못 주는 판에 과연 어떤 예산을 갖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것인지,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다.
한화갤러리아가 제주공항면세점을 포기한 사례에서 보듯이 사드 사태로 인한 매출 손실은 하루아침에 복원될 사안이 아니다.
손실이 났다고 인건비까지 제주도에서 지원하게 되면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것임은 자명하다. 제주관광공사 면세점을 이대로 놔둬도 괜찮은지 심각하게 고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