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면세점 문 닫는 한화갤러리아

2017-07-04     제주매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의 ‘후폭풍’이 면세점까지 강타했다. 제주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주)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3일 제주공항공사와 임대차 계약을 중도해지하고 면세점 특허권을 조기 반납한다고 밝혔다.

당초 한화갤러리아의 제주공항 면세사업 특허기간은 2019년 4월까지다. 그러나 다음달 31일까지만 면세점을 운영하고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다. 중국 정부가 단체관광객의 한국 여행을 전면 금지한 올해 3월 이후 월매출액이 17억~19억원을 기록하면서 월임대료(21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2014년 제주국제공항 면세사업자로 선정됐다. 출발은 아주 순조로웠다. 공항 3층 국제선 출국장에서 화장품과 패션잡화, 주류 및 담배 등을 취급하며 오픈 1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고 매출도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전체 고객의 80~90%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매출 또한 전년 동기 대비 80% 가까이 떨어지는 등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적자가 계속되자 공항공사 측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지만 이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더 이상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매장을 접기로 최종 결정했다.

한화의 제주공항면세점 철수는 한 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사드 보복 조치가 조만간 해제될 것으로 예상했다면, 기업의 속성상 단기간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영업을 계속 이어갈 것이었다. 그러나 어렵게 따낸 면세점 특허권까지 포기하며 철수를 결정한 것은 사드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런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그 파급 영향은 시내면세점은 물론 제주관광 전반에 큰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 분명하다. 이는 장기적인 지역경제 침체로 이어질 공산이 매우 크다. 한화갤러리아의 ‘판단’이 제발 ‘기우(杞憂)’로 끝나길 바라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