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지하수를 위협하는 요인들

2017-07-04     현근탁

온난화 영향 절대적·화학비료도
함양 늘리고 환경·여건 관리 필요

최근 제주지역 지하수위가 가뭄 등으로 인하여 10년 만에 최저 수위로 내려가 도민들의 생활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 원인은 대부분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먼저 제주지역 지하수 환경은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의 영향을 받고 있다. 온난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은 해수의 열팽창과 빙하가 녹아내리는 것이 주원인이다.

그동안 해수면은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것과는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였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그린란드의 빙하와 남극 서부 빙상이 녹아내리는 속도가 아주 빨리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온난화에 의한 지구의 환경변화가 심각한 단계에 들어왔음을 확인한 바 있다.

그린란드의 빙하만을 보면 지구 전체 빙하의 약 9%에 ‘불과’하는 양임에도 불구하고 이 빙하가 녹는 양만으로도 몇 백 년 사이에 전 세계의 해수면을 2~3m 상승시킬 수 있다고 한다. 해수면 상승이 빠르게 진행되는 제주에선 해수면 상승으로 연안지역 지하수에 염분침투와 함께 지하수의 부력에 의해 구조물의 부상하는 문제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음으로는 기후온난화로 인해 강우의 불안정화와 강설량이 줄면서 이용가능한 지표수의 감소에 따른 지하수 함양량이 적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제주는 온난화에 의한 아열대 기후인 몬순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지역으로 바뀌면서 극단적인 가뭄과 집중호우가 증가하는 현상이 종종 나타나고 있다. 또한 열섬현상에 의한 도시형 집중호우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강우의 불안정화에 따라 하천유량의 증가폭도 커지게 되고 실제로 이용 가능한 표류수량도 감소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강설기의 온도가 비와 눈의 경계온도에 가까운 제주의 경우 온난화에 의한 기온의 상승에 따라 강설량의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이로 인해 해빙기의 해빙수의 감소로 하천과 지하수의 수량이 현저하게 낮아질 수 있다.

제주지역인 경우는 질산성질소에 의한 지하수오염으로 서부지역과 동부 일부지역의 지하수환경에 수질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질산성질소의 발생원을 보면 산업·축산·농업·생활분야로 나눠볼 수 있는데, 농업분야의 화학비료와 축산분야의 가축분뇨에 의한 영향이 크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제주지역의 질소발생부하량은 연간 1만2900여t으로 전국 144만3000여t의 0.9%에 해당되고 있다. 또한 질소동위원소와 같은 다양한 오염원 추정방법으로 규명한 연구결과를 보면 질산성질소가 화학비료와 가축분뇨 등으로 나타나고 있어 장기적인 지하수 수질모니터링결과에 의한 원인규명 수법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농가에서는 밭작물과 과수 등에 화학비료의 과잉시비와 목장지역을 중심으로 살포되고 있는 가축분뇨 액비 등에 대한 지속적인 지도단속 및 예방대책이 필요하다.

지하수 환경에 미치는 새로운 문제들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지하수 환경정책을 포함한 모든 개발행위에 지구온난화를 감소시키고 비점오염원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저영향개발기법을 도입, 자연의 물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도시화로 인해 변화되는 수문(水文) 특성 때문에 발생되는 문제점들은 지역내의 수문학적 기능을 도시화 이전의 수문특성과 같게 보존하는 계획과 설계의 접근방법도 필요하다.

예를 든다면 옥상녹화·빗물정원·식생체류지·식생수로·침투도랑 등이 있다. 아울러 불투수성을 감소시키는 다공성 아스팔트·콘크리트·투수블록 등과 쇄석의 공극을 통과하여 강우 유출수를 토양에 침투시키고 오염물질을 저감하는 기술로 청정한 지하수함양을 높여 나가야 한다.

관련 전문가들을 포함한 민·관·학의 거버넌스를 구성하고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자세로 지하수환경을 파악, 무한한 청정 환경자산으로서 깨끗한 지하수를 후대에 물려줄 수 있어야 한다. 제주 ‘섬’에 있어 지하수는 ‘생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