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 친 고스톱’ 의혹 지하수 증산결정

2017-07-03     제주매일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의 먹는샘물용 지하수 증량 신청이 ‘결국’ 제주특별자치도 지하수관리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제주도는 지난 30일 지하수관리위원회를 개최, 한국공항㈜이 신청한 대로 1일 취수량을 100t에서 150t으로 증량 결정했다.

이에 제주시민단체연대회의는 즉각 성명을 내고 “한진의 로비에 굴복한 결과”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어 “지하수관리위가 굴복한 이유는 제주도의 지하수 공수화 정책의 후퇴에 기인한다”며 도정에도 일침을 가했다.

증산 동의안 심의를 앞둔 도의회에 대해선 ‘한진의 폭거’를 막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도의회 뿐‘이라며 “제주도와 한진의 폭거를 방관하지 말고 도의회 차원의 분명한 증산반대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하수관리위원회의 증산 결정에 실망을 표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 물음표를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시민단체연대 지적처럼 ‘로비에 굴복’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련의 행보들은 ‘중립성’ 논란의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지하수관리위원회는 한국공항의 증산 신청에 따라 4월20일 회의를 열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달 2일 한국공항에 요청했던 ‘추가 자료’를 받고 회의를 열었으나 다시 결정을 유보했다. 이날 위원들은 하루 50t 증산이 과하다고 판단, 용수 소요량을 다시 제출받기로 했다. 한국공항이 제출한 소요량 근거가 부족하고 신뢰가 떨어진다는 이유였다.

당시도 한국공항의 소요량 근거가 부족하고 믿을 수 없다면 ‘부결’하면 될 일이었다. 2번씩이나 “자료를 제출해 주십사”하는 ‘친절’을 베풀었다.

그리곤 150t으로 증산 결정을 내렸다. 미리 결론을 내려놓고 비판 여론 등을 의식, 일부러 돌아온 것으로도 보인다. 그야말로 ‘짜고 친 고스톱’이었다는 의혹이다.

이제 믿을 곳은 도의회뿐이다. 물 50t을 더 주고 안주고의 문제가 아니다. 배추 밭에도 뿌리는 지하수인데 하루에 50t 정도 줄 수도 있지 않느냐는 시각을 우려한다. 수많은 대한민국 섬 가운데 사람도 살지 않는 아주 조그만 섬 하나 정도는 일본이 달란다고 준들 무슨 상관이냐는 생각과 다를 바 없음을 지적한다.

집행부의 ‘거수기’가 아니라 도민의 대표기관인 도의회의 바른 모습을 촉구한다. 그리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