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았지만 정겨웠던 추석 연휴
추석연휴 3일. 짧았지만 정겨운 사흘이었다.
추석연휴를 전후해 며칠간 궂은 날 하루 없이 제주전역을
두루 비친 밝고 맑은 팔월 대보름 달 만큼이나
모난데 없이 넉넉하고 인정 넘치는 사흘이었다.
각 가정에서는 그동안 떨어져 살았던 가족들이 모여
차례상 앞에서 조상의 음덕을 기리며
풋풋하고 정겨운 웃음 소리가 그치질 않았다.
또 마을마다 학교 총동창회나 각 단체가 주최하는 체육대회 등
어울림 축제 마당을 열어 화합을 다지며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기도 했다.
그동안 지친 삶에 찌들었던 그늘은 보이지 않았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 나누며 어울렸던 추석 연후 사흘은 그래서
나눔의 축제마당이라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처럼 인정을 나누는 추석절의 넉넉함은 이미 추석연휴 이전부터 계속돼 왔다.
지난 15일 신성여고 850여명의 학생들이 십시일반으로 쌀을 모아 송편을 빚어
100여명의 어려운 이웃들을 학교 체육관으로 초청해
‘사랑의 떡 나누기 행사’를 개최했던 일도 추석절 나눔이 일환이었다.
이들은 춤과 노래 프로그램으로 어려운 이들을 즐겁게 했고
학생들 스스로 50여상자의 떡을 빚어 심신이 불편한 398명의
사회복지 시설 입주자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했다.
추석절은 이처럼 인정을 나누는 우리민족 고유의 명절이다.
아무리 어렵고 세태가 각박해져도 우리민족은 이처럼
나누는 명절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함께하는 겨레의 미덕을 키워왔다.
그렇지않아도 올해는 유난히 나라경제가 어려웠다.
실업자수는 늘어나고 내수는 살아나지않고
그래서 생활고에 비관하여 목숨까지 버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추석명절 연휴동안 어우러져 마을마다
동네마다 익었던 나눔과 인정의 만남이 모든 어렵고
힘든 이들의 마음에 용기를 불어넣어 줬기를 기대하고자 한다.
그래서 연휴를 보낸 모든 이들의 평상심으로 돌아와 새로운 기분으로,
새로운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는 동력이 될 수만 있다면
비록 짧았지만 연휴 3일은 얼마나 뜻깊은 명절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