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노인 10명 중 7명 ‘가족이 학대’
최근 3년 동안 222명 중 163명에 이르러
제주 타시도 비해 방임 많고 잘못 인식 못해
“수면 아래 피해 다수…주변 적극 신고 필요”
자식을 위하는 마음에 본인 아픔에는 눈을 감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제주 지역 노인 10명 중 7명이 아들과 딸, 배우자 등 가족으로부터 학대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 지역에서 발생한 노인 학대는 2014년 69건, 2015년 72건, 2016년 81건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대부분의 노인학대는 가족으로부터 많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발생한 노인학대 가해자는 아들이 92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배우자 45건, 본인 32건, 딸 19건, 며느리 7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학대 장소도 3년 간 피해노인 222명 가운데 200명이 가정 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그 뒤로 생활시설(9) 병원(2), 공공장소(2)에서 발생하고 있었다.
가족으로부터의 학대는 신고 기피로도 이어진다. 제주도 노인장애인복지과 관계자는 “노인학대 건수는 늘고 있지만, 고령 인구 증가폭과 자녀의 처벌 등을 원하지 않는 부모가 상담이나 신고 자체를 꺼린다는 조사 등에 비하면 실제 노인 학대 발생 증가 건수 폭은 비교적 작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노인학대 유형은 신체 학대 83건, 언어·정서적 학대 81건, 방임 14건, 자기방임 11건, 기타 3건 등의 순이다.
특히 제주의 경우 타 시도에 비해 가족 방임, 자기 방임이 많은 실정이지만 신고도 미미하다. 이는 안거리, 밖거리라는 독특한 주거문화(독립생활)와도 연결 돼 정작 자신들의 생활이 방임(방치)에 해당 되는 것인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전문기관과 행정에서 홍보 등을 통해 노인학대 피해 신고를 독려하고 있지만, 아직도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묻힌 학대 피해가 많은 상태”라며 “또 본인이 학대를 당하고 있는 지 모르고 있는 경우도 있는 만큼 주변에서의 적극적인 신고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노인학대 예방에 대한 사회 인식을 확산시키기 올해부터 6월 15일을 ‘노인학대예방의 날’로 정하고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제주도도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노인인권 보호 및 노인학대 예방에 대한 캠페인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