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군기지, 동북아 긴장 고조시킬 것”

브루스 커밍스, 강정 방문 ‘10년 투쟁사’ 경청
“美, 중국견제 위한 전초기지 활용 가능성 농후”

2017-06-11     오수진 기자

제2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인 브루스 커밍스(Bruce Cumings)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가 제주 해군기지는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향후 동북아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선 제주 강정마을에 브루스 커밍스 교수가 제주4·3평화상 시상식에 앞서 방문했다. 제주 해군기지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에도 참여했었던 커밍스 교수는 2015년 이후 2년만에 강정을 다시 찾아 완공된 제주 해군기지와 마을을 둘러보며 ‘강정 10년 투쟁’을 몸소 느꼈다.

커밍스 교수는 이날 제주해군기지 인근 미사천막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사천막에 들려 성직자들과 마을 주민들에게 안부를 전했다. 이후 제주해군기지와 강정포구 일대를 둘러봤고, 강정 평화센터에서 최성희 활동가로부터 2007년부터 현재까지의 강정마을 변화와 주민들의 투쟁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커밍스 교수는 “제주해군기지는 군사적 긴장관계에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동북아 긴장을 높이는 이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년 동안 강정에서 제주해군기지에 반대하며 투쟁한 이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많이 배우고 간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커밍스 교수를 맞이한 고권일 강정마을회 부회장은 “강정의 문제는 사드문제와 연관성이 있다고 본다”며 “사드배치가 완료된다면 해상봉쇄를 하기 위한 추가적인 전략과 자산들을 제주도에 중점적으로 배치해 (제주해군기지를 통해) 해상 봉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해군기지는 미국의 책임도 있는 만큼 현 정권이 국익을 해치는 방향이 아닌 방법으로 지혜롭게 풀어 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커밍스 교수는 지난 4월 1일 제주 4·3평화상 수상을 위해 제주를 방문 할 예정이었으나 탑승한 비행기에서 응급환자가 발생, 긴급 회황하며 일정을 미룬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