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센터 ‘곰팡이 연습실’ 5년째 그대로
제주아트센터가 개관한 것은 지난 2010년이었다. 당시 제주도립교향악단과 도립합창단은 부푼 꿈을 안고 아트센터 지하에 상주했었다. 하지만 이들은 개관 2년 만인 2012년 짐을 싸고 하귀 1리 옛 제주농업기술센터에 둥지를 틀었다. 제대로운 방음은 커녕 습기로 인해 연습실 벽면에 곰팡이가 번지고 공기 질마저 나빠진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그리고 5년이란 시간이 흐른 가운데 도립교향악단이 다시 아트센터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마도 공연 무대와 멀리 떨어진데다 교통문제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짐작된다.
문제는 5년 만의 복귀임에도 불구하고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다. 5년 전 오죽하면 이들이 새 보금자리를 놔두고 옛 농업기술센터 건물로 옮길 수밖에 없던 이유를 제주시가 조금이라도 감안했다면 그동안 어떤 조치가 있었어야 했다.
그러나 본지 기자가 찾은 제주아트센터는 예전 그대로였다. 다만 도립교향악단 복귀를 염두에 둬서인지 지하에서는 곰팡이 냄새가 물씬 풍기는 가운데 도배와 천정 페인트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5년 전 상주단체들이 떠난 이후에도 연습실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 공사는 따로 없었다고 한다. 이래 가지고선 ‘곰팡이 연습실’이 재연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건물 하나 덩그러니 짓는다고 문화예술이 꽃을 피우는 것은 아니다. ‘문화융성’의 주체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때문에 연습실 환경개선 등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최대한의 배려가 요구된다. 별로 쓸모가 없는 도로 건설 등엔 돈을 펑펑 쏟아 부으면서 문화예술 지원에는 인색한 행정의 행태가 씁쓸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