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그러한, 제주 자연 그대로”

강부언씨 개인전 ‘삼무일기(三無日記)-스스로 그러하다’
지난 3일부터 한달 갤러리카페 전농로의 오후에서 개최

2017-06-07     문정임 기자

오름을 비치는 햇살은 제주의 역사를 아는 듯 슬프도록 찬란하다. 대지를 휘감은 바람은 어머니의 속살처럼 부드럽고 따뜻하다.

‘삼무일기’ 연작을 그려온 한국화가 강부언(57)씨가 지난 3일부터 한 달간 갤러리카페 ‘전농로의 오후’에서 마흔 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삼무일기(三無日記)-스스로 그러하다’라고 이름 붙인 이번 전시회에는 제주의 자연을 있는 그대로 그려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인위적이지 않고 꾸밈이 없으며, 있는 듯이 없고 없는 듯이 있는 제주의 자연을 느낌 그대로 풀어냈다. 잘못을 책망하지 않고, 옳고 그름을 구태여 규정짓지 않으면서 늘 한결같은 제주의 풍경에서 무위자연을 논했던 노자를 떠올렸다고 한다.

돌 없고, 바람 없고, 도둑 없다는 삼무(三無)의 섬, 제주의 자연을 고스란히 화폭에 담아 온 삼무일기(三無日記)의 작가가 내놓은 또 다른 이야기이다.

캔버스가 된 나무의 결은 제주의 바람이 되고, 주름이 되고, 아련함을 자아내는 오브제가 됐다. 스스로 그러한. 이것이 원래 자연의 의미다.

30년 넘게 제주의 자연을 화폭에 담으며, 오름·바람과 함께 자연은 곧 ‘삶’이라 생각하고 살아 온 한 사람의 인생과 마주해보자. 전시는 7월 2일까지다. 문의=010-3696-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