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연습실’ 벽지 바꾼다고 해결될까
문화현장 Zoom-In
교향악단 습기 피해 이사 5년 만 다시 아트센터 지하실
확인 결과 환기시스템 개선 없이 ‘도배와 페인팅’만
습기 피해 이사 5년 만에 교향악단 다시 아트센터 지하실로
2012년 함께 떠났던 합창단은 하귀 임시연습실 잔류 결정
6일 현장가보니 환기시스템 개선 없이 벽지교체 작업만
제주아트센터 지하에 상주하다 연습실 곰팡이 문제로 개관 2년 만에 짐을 쌌던 제주도립교향악단이 연내 센터로 복귀할 전망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환기 시스템 개선 없이 벽지 교체 공사만 이뤄지고 있어, 연습실 환경 논란은 재연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제주시는 최근 단원들의 의견을 물어 하귀1리 옛 제주농업기술센터에 머무르고 있는 제주도립교향악단을 제주아트센터 지하에 재 입주시키기로 결정했다.
도립교향악단은 아트센터 개관 당시 도립합창단과 센터 지하연습실에 자리를 잡았으나, 벽면에 곰팡이가 번지고 공기 질이 나빠지면서 개관 2년만인 2012년, 현재의 하귀 연습실로 거처를 옮겼다.
그리고 5년여 만인 지난 5월, 제주시는 투표에서 단원 대부분이 아트센터 재 입주에 찬성하자, 합창단은 하귀 연습실에 남고 교향악단만 센터 지하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이사 시기는 대략 8~9월로 전망된다.
그런데 6일 공사현장을 방문한 결과, 지하에서는 도배와 천정 페인트 작업만 이뤄지고 있었다.
아직 떼어내지 않은 연습실의 벽지 곳곳에는 곰팡이가 슬고, 개인연습실 등 다른 공간 벽지들에는 곰팡이 때문으로 의심되는 얼룩들이 선명했다.
교향악단 관계자들은 “단원들이 이주를 찬성한 이유 가운데는 공연 리허설시 무대를 자주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여전히 공기 문제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공연 전문가들은 연습실을 지하에 둔 것부터가 잘못된 출발이었다고 지적한다. 합창, 연주 등의 목적으로 지어진 음악단체 연습실은 방음이 중요하기 때문에 창문을 자주 열 수 없는 만큼, 시공단계에서부터 용도에 걸맞은 환기시스템을 갖췄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제주시는 “최근 센터에서 공기 질을 측정했는데 아무 이상이 없었다”며 “벽지를 교체하면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5년 전 상주단체들이 떠난 후)연습실에 대대적인 개선 공사는 따로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