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 '멍석' 위에서 휘청

'전문 윷 도박' 성행 … 재산탕진 · 가정파탄 속출

2005-09-15     김상현 기자

북제주군 한림읍 일대에서 상습적으로 윷놀이 도박판을 개장한 40대 형제 일당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특히 형제는 농민과 노인 등을 끌어들여 돈을 탕진케 하고, 가정 파탄을 일으키게 하는 등 이 지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14일 제주지방경찰청 수사과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인원은 도박단 '총책' 김모씨(45)와 '선수' 양모씨(65) 등 모두 16명.
이들은 13일 오후 8시께 한림읍 상명리 농기계 창고에서 윷놀이 도박판을 벌이다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이날 이들로부터 현금 493만원을 증거물로 압수하는 한편 최근 2~3일 간 윷놀이 도박 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했다.
이들은 경찰조사결과 지난달 9일부터 매일,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한림읍 일대 오일시장, 매일시장, 과수원, 창고 등을 옮겨 다니며 상습적으로 도박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동생인 김모씨(43)를 보조, 또 다른 김모씨(59) 등 4명에게는 말판담당, 운송책, 망지기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도박장을 개설한 총책 김씨는 10분도 되지 않는 수십 만원의 판에서 승리한 사람으로부터 매 회 10%를 빼는 방법으로 한 달 3000만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5월 상습도박 혐의로 검거된 뒤 7월 23일 출소한 총책 김씨는 동생과 함께 지역주민들을 끌어들여 수천만을 탕진케 하고 가정파탄을 일으켰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27일 부인과 이혼하고 윷놀이 판을 전전하던 이 지역 주민 오모씨(62)가 부모 산소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등 한림읍 지역에서는 윷놀이 판으로 인한 소문이 파다했었다.
제주지방경찰청 강력계는 윷놀이 도박을 한 지역주민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김씨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윷놀이 판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고 이혼하는 주민 등이 생겨나면서 지역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는 첩보에 의해 도박현장을 비디오로 촬영했다"며 "이들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총책 등에 대해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