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생이모자반 활용대책 마련 주력하길

2017-05-30     제주매일

올해도 제주 북서부~동부 해안에 괭생이모자반이 대량 유입됐다. 이를 두고 언론은 ‘습격’ 혹은 ‘비상’ 등의 표현을 쓰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그래서인지 제주시도 ‘괭생이모자반과의 전쟁’을 선포, 수거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제주해안에 상륙한 괭생이모자반은 중국연안에서 자라던 것이 자연적으로 탈락해 쿠로시오 해류를 따라 북상하다가 일부 군락이 밀려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유입량은 약 1200t으로 예전과 같이 도내 항포구와 해안변, 해수욕장을 뒤덮었다. 그러나 유관기관 및 자생단체 등의 도움으로 이 가운데 860여t을 수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2년 전의 ‘악몽’을 되살려 3월부터 차분하게 대책을 세워온 결과다.

문제는 수거에만 치중하고 있을 뿐, 해마다 밀려드는 괭생이모자반 활용책은 현재 농가의 거름용으로 공급하는 정도다. 2년 전 재난 수준의 피해를 입었을 때 약속했던 비료나 식용 등으로의 전환 연구는 아직 별다른 성과가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 도관계자는 “지난 3월 농기원에서 농가용 비료 대체재로 사용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지만 내용이 부실했다”며 “다시 제주테크노파크에 연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또 이와는 별도로 올해 자체 예산을 확보해 제주씨그랜트센터에 괭생이모자반 활용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당국의 대응이 큰 고민없이 얼마나 임기응변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관련학계에 의하면 괭생이모자반의 효능은 아주 다양하다고 한다. 모자반에 들어있는 비타민 K는 칼슘이 뼈에서 골밀도가 낮아지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것. 또 풍부한 식이섬유와 함께 후코이단 및 아카모쿠라는 영양소 등이 함유돼 있어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곧잘 ‘위기는 기회’라고 말한다. 괭생이모자반의 경우도 좀 더 정밀한 연구를 통해 활용방안을 마련하면 화가 복이 될 수도 있다. 이 같은 연구는 단기간에 성과를 도출하기가 어렵고 전문기관의 종합적 연구가 필요하다. 이런 점을 감안 관계당국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괭생이모자반에 대한 대책수립에 나서길 주문한다. 옛말에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