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淸廉)에 앞선 공렴(公廉)
국민의 촛불시위와 소리 없는 함성으로 사상 초유로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까지 되었다.
이와 함께 지난 4년간 잘못된 국정이 차례로 검증의 단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제19대 대통령이 취임 이후 보름 남짓한 시간에 달라진 국가의 모습과 국정운영에서 국민은 숨을 쉴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게 나라다!”
정유라 이화여대 부정입학에 대한 보도가 나올 때 학무모 입장에서 서글프고 분노가 일었다. 고교 출석일수가 턱없이 모자랐음에도 졸업장을 받고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명문대에 부정입학하여 다니고 있었으니 말이다.
내 아이 중 한명이 이러저러한 연유로 고교출석일수 단하루가 부족하여 전학하는 과정에서 학교장과 교사의 반대로 전학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학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검정고시를 봐야만 했었다. 내 아이는 ‘교육기본법’에서 보장한 학습권을 박탈당한 것이다. 나는 학교장과 교사의 공렴(公廉)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며칠 전 다산(茶山)정약용(丁若鏞)선생님의 가르침이 있는 강진의 다산공직관 청렴교육을 다녀왔다. 교육 첫날부터 청렴에 대한 나의 고정관념이 깨졌다. 다산의 강조한 청렴은 내가 생각하던 반부패의 청렴이 아니었다.
가령 말을 많이 하는 것(잔소리), 갑자기 화를 내는 것 등 품행 뿐 아니라 수평적 소통을 포함한 공직자로써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조건을 강조하고 있었다.
또한 다산은 청렴에 앞서 ‘공(公)’을 언급하셨다. 공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공직자의 본무(本務)임을 강조하신다.
공정하고 공평한 것은 법과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힘없는 백성을 위해서라면 ‘그때그때 형편에 맞게 일을 처리하는 것’ 공정하고 공평한 핵심을 ‘달권(達權)’ 즉 이것이 바로 공(公)을 제대로 실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교육을 마치면서 원칙과 법을 먼저 따지면서 공직을 해나갈 것이 아니라 국민 한사람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불특정 다수의 국민보다 국가나 사회의 도움 없이 제대로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공렴(公廉)을 베풀 수 있는 공직자의 한사람이길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