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생이모자반 ‘뒷북대응’ 논란

2년전 피해불구 ‘활용용역’ 등 장기대책 이제야
제주 ‘습격 본격화’ 현재 수거 원활 그나마 위안

2017-05-29     박민호 기자

당국이 제주북서부~동부 해안에 대량 유입되는 괭생이모자반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인력과 장비를 투입, 대대적인 수거작업에 나서고 있다. 괭생이모자반 활용 방안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2년 전 재난 수준의 피해를 경험한 당국은 뒷북 대응으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제주시는 29일 오전 긴급 간부회의를 개최, 최근 대량으로 유입되고 있는 괭생이모자반과의 전쟁을 선포, 수거에 총력을 기울인다고 밝혔다.

제주 해안에 상륙한 괭생이모자반은 중국연안에서 자라고 있던 모자반이 자연적으로 탈락해 쿠로시오 해류를 따라 북상하다가 일부 군락이 제주 북서부 해안으로 밀려오는 것으로 올해 약 1200t 가량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는 유관기관 및 자생단체 등과 함께 관내 항·포구와 해안, 해수욕장 등에서 대대적인 수거작업을 통해 약 866t의 괭생이모자반을 수거, 농가 거름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3월 괭생이모자반 유입이 우려되자 관내 19개 유관기관등이 참석하는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TF팀을 구성, 괭생이모자반 대량 유입에 대비한 예찰 정보 교류와 수거·처리 분업화를 약속했고, 때문에 최근 대량 유입 사태에도 비교적 차분한 대응을 펼칠 수 있었다.

유관기관별 분업화로 임기응변적인 단기 대책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과는 달리, 괭생이모자반 활용과 같은 장기적인 대책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재난 수준의 괭생이모자반 피해를 입었던 지난 2105년 제주도는 이를 이용해 액비(액체비료) 실증사업과 식용 연구를 병행·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년 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지만 비료나 식용으로 사용되는 괭생이모자반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당국은 괭생이모자반이 또 다시 제주의 해안을 뒤덮은 뒤에야 관련 용역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제주도관계자는 “지난 3월 농기원에서 농가용 비료 대체재로 사용가능 연구결과가 나왔지만 결과가 부실했다”면서 “때문에 다시 제주테크노파크에 연구를 의뢰했다. 이와는 별도로 올해 자체 예산을 확보해 제주씨그랜트센터를 통해 괭생이모자반 활용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괭생이 모자반은 제주해안 약 70마일 인근에서 소규모 띠 형태로 발견되고 있으며 이동 방향은 다소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일단 더 이상의 대량 유입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바다 수온이 27~8도가 되는 7월초까지는 지속적인 예찰과 수거작업을 펼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