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개장 코앞인데…’ 괭생이모자반 ‘어쩌나’
2월부터 지속적 유입 수거·처리 한계 봉착
해변 개장시기에 ‘대규모띠’ 제주연안으로
악취·어선사고 등 유발 당국 ‘골머리’ 앓아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괭생이모자반’이 제주 해안으로 밀려오면서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해수욕장 개장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당국은 인련과 장비를 통원하고 있지만, 수거·처리에 한계를 느끼는 상황이다.
25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중국에서 발생, 일본으로 향하던 대량의 괭생이모자반 일부가 제주 해안으로 떠밀려 오고 있다. 제주의 전통 음식에 사용되는 ‘참모자반’과 달리 괭생이모자반은 일부 식용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해안 곳곳에 쌓여 악취를 풍기고 경관을 헤치는 바다의 불청객으로 불린다.
특히 어선 스크루에 감겨 고장을 일으키거나, 양식장 시설에도 악영향을 끼치면서 적잖은 재산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올해 제주시 56명, 서귀포시 44명 등 청정 바다 지킴이 100명을 해안에 배치하고 굴착기 등의 중장비까지 투입해 수거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도 등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이달까지 제주 해안에서 수거된 괭생이모자반은 약 670t에 이른다.
지난 24일에는 해양수산부 국립수산원이 동중국해 북부해역과 제주 서남부 해역에서 폭 2~5m, 길이 최대 6km의 띠를 이룬 괭생이모자반 덩어리들을 관측했으며, 이 모자반 덩어리는 서풍과 남서풍의 영향으로 2~3주 안에는 제주도 북서부 연안에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대규모 괭생이 모자반 덩어리가 해수욕장 개장 시기와 겹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당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날 제주시 대표 해수욕장인 이호태우해변에는 산처럼 쌓인 괭생이모자반을 처리하기 위해 굴삭기가 동원됐고, 이를 운반하는 트럭들이 바삐 움직였다.
매년 60만 명 이상의 피서객이 찾는 이곳 역시 최근 괭생이모자반 유입이 증가하면서 하루 50t 이상을 수거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시 관계는 “매일 오전과 오후로 나눠 수거를 하고 있지만 처리에 한계가 있다”면서 “통상 수온이 올라가는 여름철이면 괭생이모자반이 자연 감소하는 데 올해는 사정이 다른 것 같다. 해수욕장 개장에 지장이 없도록 수거·처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