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두드리라 열릴 것이니라.
요즘 인기 절정을 달리고 있는 축구천재 박주영은 골을 넣은 다음에 반드시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한다. 아마도 감사의 기도이리라. 기도는 종교인, 그 중에서도 기독교인들이 하느님께 드리는 것으로 흔히 인식되고 있으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개신교 · 천주교는 물론이고 불교와 천도교 · 증산교에서도 기도를 올린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 데레사 수녀는 “힌두교인 이든, 이슬람교인 이든, 가톨릭 교인이든 모두 좋은 신자가 되도록 도와야 한다”면서, 기도를 할 때에도 종교를 초월하여 “예수를 그냥 신(神)이라는 말로 바꾸어 해도 좋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기도란 무엇인가. 이희승 국어대사전에는 ‘신명(神明)께 복을 비는 일’이라고 되어있다. 종교에서 기도는 가장 중요한 의식으로 꼽힌다. 개신교에서는 하나님께 감사와 찬미 · 희구(希求)를 묵상과 통성(通聲)으로 하고 있으며, 천주교에서는 천주를 흠숭사례(欽崇謝禮)하여 자신이나 다른 이를 위해 염경(念經)과 염도(念禱)의 방법으로 은혜를 구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이레 · 스무이레 또는 백일이나 천일의 기한을 정하여 불보살에게 빌고 있으며, 천도교에서는 수도(修道)의 하나로 심고(心苦) · 송주(誦呪) · 묵념 등을 통틀어 기도라 하고 있다.
이렇듯 기도는 각 종교의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불교 승려들은 불상 앞에 눈을 지그시 감고 앉아서 목탁을 두드리며 염불을 반복한다. 세상에 대한 애착을 끊고 무아의 경지에 들어가려 함이다. 회교도들은 하루에 다섯 번 정한 시간에 메카를 향해 절을 한다. 알라신에게 영광을 돌림으로써 영생을 얻는 다는 믿음에서다. 동학도들은 맑은 물을 떠 놓고 천지신령께 기도하였다. 탐욕을 버리고 맑은 심정으로 하늘과 달통하여 모든 것을 바로잡고자 했음이다. 그래서 기도를 신과 인간들 간의 영적 교류라고 풀이하고 있다. 곧 하느님에게 부처님에게 천지신명에게 대자연에게 고하여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기도는 종교나 신앙을 가진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이 세상에 사는 모든 이들의 절실한 마음이라 할 수 있겠다.
기도는 신과의 대화요 절대자와의 교통이라고 한다. 기도는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드리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그런 것만은 아니다. 대부분 행복과 평안을 비는 기복(祈福)의 기도가 많을 것이지만 오히려 소원성취보다는 용서와 참회, 찬미와 감사의 기도가 더욱 값지고 깊은 뜻이 있을 터이다. 이때 기도는 참된 자기로 돌아가서 모든 정성을 다하여 하여야 함은 물론이다. 국방일보의 보도에 의하면 육군의 모 전방부대에서 하루에 네 차례씩 부하들을 위해 빠짐없이 기도하는 지휘관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전투력의 지속적인 향상과 더불어 안전사고도 종전에 비해 현저하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그 지휘관의 지성(至誠)이 하늘을 감동시킨 것이리라.
한 기관을 맡으면서부터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그러는 가운데 정말로 멋있고 훌륭한 분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모사재인(謀事在人)이고 성사재천(成事在天)이다. 우리 조직을 살리기 위해서 기도하자. 기도로 해결하자.” 만남의 첫마디가 이 말이었다. 가슴이 뜨거웠다. 바로 그 시간부터 구성원 중에 종교를 가진 신자들에게 “함께 기도하자”고 당부하고 또 당부하였다. 우리들의 간절한 기도의 응답인가. 서광이 비치기 시작하고 있다. 정말로 감사한 일이 아니고 무엇이랴.
비록 종교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이 ‘기도의 힘’만은 믿는다. ‘구하라 주실 것이요. 찾으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리라 열릴 것이니라.’는 성구를 의지하고 싶은 것이다. 자아완성, 인생의 승리자가 되기 위해서도 기도는 필요하다.
이 용 길 (제주산업정보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