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식 전 탐라대 총장 ‘제주도는 바람이 간이다’ 시집 발간

2017-05-24     문정임 기자

‘고향 떠나던 젊은 날/먼지 자욱한 신작로에서/버스가 안 보일 때 까지 흔들어주던/어머니의 하얀 그 손//작은 병실에 누워/초점 없는 동공을 글썽거리며/내 얼굴을 더듬던 어머니의/앙상한 그 손//당신 누운 무덤가에/무리지어 피어있는 저 억새꽃처럼/작별인사라도 좋으니 어머니,/그때처럼 손 한번 흔들어주세요.’(‘억새꽃’ 중에서)

양창식 옛 탐라대 총장이 시집 ‘제주도는 바람이 간이다’를 냈다.

2009년 ‘정신과 표현’ 신인상으로 등단한 후 7년 만에 발간한 첫 시집이다.

학창시절 교과서 안에 소설을 숨기고 읽다가 혼나기 일쑤였다는 그는, ‘읽는 것이 자아를 찾아나서는 것이라면, 쓰는 것은 흔적을 남기는 일’이라는 말을 서문에 넣으며 속에 품어두었던 시상을 세상에 풀어놓았다.

시집은 제주의 자연 명승지를 꾸밈없이 노래한 1부와 어머니, 가족, 성장, 상처, 첫 사랑 등 인생사를 주제로 한 2부로 나뉜다.

제주의 유산을 노래한 1부에는 시와 더불어, 크레어아트디자인 오재권 대표가 제공해준 제주도 관련 사진이 친절한 각주와 함께 실려 한편의 기행문을 보는 것과 같다.

양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당신의 황금기는 바로 지금이라는 말에 애써 위로 삼으면서 이제는 겁 없이 문학의 바다로 나가려 한다는 말’로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한편 양 시인은 제주도 출생으로 현재 사단법인 희망제주 대표다. 저서로 ‘지방분권시대의 관광정책과 비전’ ‘아이의 얼굴에서 제주의 미래를 본다’ ‘제주교육 상상을 디자인하다’가 있다. 도서출판 청어. 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