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소리, 빛으로 형상화하다

유종욱씨 내달 11일까지 성안미술관서 개인전
십자고상 첫 선…아크릴화·조각 등 40점 선보여

2017-05-16     문정임 기자

십자가 전시가 열린다.

제주 조랑말을 형상화해온 유종욱씨(48)가 지난 13일부터 내달 11일까지 제주성안미술관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찢어진 휘장’을 주제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의 스물다섯 번째 전시이면서, 종교화를 전면에 내세운 첫 개인전이다.

기독교인인 그는 제주에 안착해 조랑말을 소재로 조각, 회화, 페이퍼 콜라주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던 시절에도 간간이 종교적인 작업을 해왔다. 10여 년 전 제주중앙성당의 십자고상을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그는 3점을 만들었는데,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가 선택한 작품은 현재 성당에 걸려 있고, 1점은 천주교 재단인 신성여자고등학교에 기증했다. 나머지 1점은 이번 전시를 통해 제주에서 처음 선보인다.

그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성경을 공부하고 십자가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동시에 그는 그 소리를 빛으로 형상화했다.

특히 작가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찢어진 휘장에 집중했다.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죽은 순간, 지성소의 휘장이 찢어졌기 때문이다. 작가는 휘장이 찢어짐으로써 대제사장만 들어갈 수 있었던 지성소의 특권이 폐기되고, 주 예수를 믿는 누구에게나 구원의 길이 열렸다고 믿는다.

유 작가는 “작업 전 성경을 공부하면서 휘장이 찢어진 구절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십자가와 그리스도의 죽음이 우리에게 선물한 진정한 부활의 의미를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에는 알루미늄 판에 니들(송곳)로 드로잉 한 작품과, 아크릴화 등 평면작품 32점과 조각 8점이 자리했다.  

유종욱은 1969년생으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성안미술관은 매주 월요일에 휴관한다. 문의=064-729-9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