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란 보편적 명제로 지방분권 내실화 이뤄야”

고은 시인 어제 기조연설 통해 강조
100여개 도시 참여, 13일까지 세션

2017-05-10     문정임 기자

고은 시인이 10일 제주도문예회관에서 개막한 제2회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세계문화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문화라는 보편적인 명제로 지방문화의 가치와 당위성을 살려내자”고 말했다.

이날 카리마 베눈 UN문화권리 특별조정관과 함께 기조 강연에서 나선 고은 시인은 “하루 동안 70만 번의 파도는 그 자체로 제주도의 과거, 현재, 미래의 끝없는 진행과 동행하고 있다. 나 역시 1960년대 중반 이 같은 제주도의 유구한 파도소리에 사로잡혔고, 그 파도소리는 내 시(詩)의 율동을 낳았다”고 고백했다.

고은 시인은 “제주도의 방언은 시간의 언어와 공간의 언어가 동시에 하나의 표현세계를 이룸으로써 방언 이상의 가치를 가진 문화”라고 설명한 뒤 “제주도가 바로 이 곳에 존재하기에 이토록 풍부한 여러 시대의 언어들을 중층적으로 쌓아왔을 것이라며 이것이 제주의 방언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주의 언어처럼 지방문화라는 것은 독특하고 유일하며 시공을 이어 축적한 것인 만큼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갖기 때문에 우리는 문화라는 보편적인 명제로 지방분권을 내실화할 수 있는 과제와 임무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속가능한 도시의 문화를 위한 약속과 실천’을 주제로 한 이번 UCLG 세계문화정상회의는 이날 오전 개막식을 시작으로 나흘간의 공식일정에 돌입했다.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66개국 100여개 도시의 문화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개막식에 UCLG 부회장이자 UCLG ASPAC(아시아태평양 지부) 회장인 원희룡 도지사와 조셉 로이그 UCLG 사무총장, 서린 컬린 UCLG 전 문화분과위원장, 국제빈민거주자연합 설립자 쉴라 파텔 등 국내·외 지방자치단체장과 전 세계 문화 전문가 및 도민 등 8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앞으로 4일간 제주 원도심 일원에서 펼쳐지는 각 문화 세션과 제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지속적이고 다양성의 가치를 공존시키는 지방자치단체의 문화 실천방향을 모색하게 된다.

자세한 행사 일정은 UCLG 세계문화정상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이번 행사는 제주도와 UCLG, UCLG ASPAC이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한다. 문의=064-710-3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