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간호인력 외부유출 심각...도내 병원 인력난

2017-05-05     박민호 기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이 최근 발표한 ‘2017년 주요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전망’연구 결과 의사·간호사 등 보건의료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분석된 가운데 제주지역 에서도 간호 인력 유출에 따른 인력난이 계속되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 3일 보건복지부는 보사연이 발표한 ‘2017년 주요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정망’ 연구 결과를 인용, 오는 2030년 의사는 7600명, 약사는 1만명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의료 현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간호사인 경우 무려 15만8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적인 간호인력 부족 문제는 제주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4일 도내 보건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대학교와 한라대학교, 관광대학교 등 도내 3개 대학에서 배출(졸업)된 간호 인력은 모두 328명으로 이중 도내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는 46.6%(153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학교별로는 제주대가 32명(68명 배출), 한라대 113명(240명 배출), 관광대 8명(20명) 등이다.

올해 초 이들 대학에서 319명의 간호사가 배출됐지만, 약 58%인 185명의 간호사들이 도외로 진출했다. 올해 졸업생 중 도내 취업한 간호사는 제주대 39명(61명 배출), 한라대 100명(251명 배출), 관광대 5명(7명 배출) 등 134명이다.

이 같은 이유는 도내 상당수 의료기관의 급여가 많은 수도권 대형병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과 2013년 시행되는 ‘간호등급가산제’의 영향으로 의료계는 분석하고 있다.

병상 대비 근무 간호인력에 따라 병원을 1등급에서 7등급까지 나누는 ‘간호등급가산제’가 시행됨에 따라 수도권 대형병원들이 간호사 채용을 확대했기 때문인 것이다.

제주의 경우 6개 종합병원 중 제주대병원(2등급)을 제외한 5곳 모두 4등급 이하에 머물고 있다. 일각에선 간호등급을 높이기 위해 평가의 기준이 되는 병상수를 줄인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종합병원의 병상수는 제주대병원이 633개로 가장 많고, 한국병원이 214개로 가장 적다.

도내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병원들이 법적인 기준(환자 2.5명 당 1명)을 맞춘다고는 하지만 일부 부서(응급실)를 제외한 일반 병동에선 모든 병원에서 간호사가 부족해 휴일을 반납하거나 2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면서 “그나마 제주대·한라병원은 나은 편이고 나머지 병원들은 간호 인력이 없어 병상 수를 줄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