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총장선거 ‘직선제’로 가닥잡힐까

설문결과 교수 70% 지지…국공련-양강 대선주자 ‘방식 자율화’ 협약 주목

2017-04-19     문정임 기자

제주대학교가 차기 총장을 ‘직접선거’로 선출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010년 이후 교육부가 ‘국립대 선진화 방안’ 명목으로 총장 직선제 폐지를 재정사업 심사에 점수로 반영하며 대학들을 압박해온 가운데, 최근 대통령 탄핵 이후 민주주의적 절차에 대한 의식이 확산되면서 직선제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대에서도 최근 교수회(회장 고성보)가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3%가 ‘순수 직선제’를 원했다.

여기에, 대선을 앞두고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상임회장 전남대 김영철 교수)와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이사장 박순준)가 지난 18일 문재인, 안철수 후보 측과 ‘자유로운 총장선출방식을 보장’하는 협약을 체결하면서 이 같은 움직임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제주대 교수회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 3월27일부터 4월11일까지 전체 교수 594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331명(55.7%)이 응답한 가운데 241명(73%)이 ‘순수직선’제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또, 288명(87%)이 ‘지난 9대 총장 선출방식(간선제)에서 바뀌어야 한다’고 답했고, ‘구성원 일부만 선거에 참여하도록 한 교육부 권고안’에 대해서도 294명(89%)이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

차기 총장선거 예비후보 8명도 직선제를 긍정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18일에는 전국국공련과 한국사교련이 대선 양 강 주자인 문재인·안철수 후보 측과 총장선출방식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협약을 맺으면서 직선제 회귀 움직임에 돛을 달아주고 있다.

그러나 이번 총장선출이 대학의 주요 관심사임에도 불구하고 교수회 설문조사 응답률이 56%로 낮아, 이후 최종 선거방식 투표 결과에 다른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여기에 현 허향진 총장의 입장도 최종 투표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남아있다. 현재까지 허 총장은 직접적으로 의견을 표명하지 않은 상태다. 

고성보 제주대 교수회장은 “대통령 탄핵과 장미 대선 이후 전국 10개 거점국립대 중 제주대가 가장 먼저 총장선거를 치르게 되면서 전국 대학들의 시선이 제주로 쏠리고 있다”며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교수회는 5월 9일 대선 이후 학교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고 늦어도 9월에는 투표를 통해 차기 총장 선출방식을 최종 확정지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