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모란과 따뜻한 들녘 차가운 금속으로 만든 풍경

예나르, 4~5월 두 달간 금속공예가 김승희씨 기획전
1987년부터 현재까지 크고 작은 120여점 작품 선봬

2017-04-19     문정임 기자

차가운 금속으로 따뜻한 들녘을 표현할 수 있을까. 딱딱한 금속으로 춤추는 모란을 표현하는 것은 또 어떨까. 금속공예가 김승희씨의 작품을 보면 이질적인 재료들이 내뿜는 서정감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위치한 스페이스 예나르 제주(대표 양재심)가 4월과 5월 두 달간 김승희 교수 기획전을 선보이고 있다.

국민대 명예교수인 김승희 작가는 적동, 백동, 황동, 금박, 철 등을 부드러운 곡선과 따뜻한 색으로 다듬어 한국적인 느낌과 민화적인 소박함이 담긴 풍경으로 표현해오고 있다.

‘춤추는 모란’은 다섯 개의 힘찬 봉우리와 대비되는 듯, 모란에 곡선을 주어 마치 춤을 추는 듯한 활동감을 심었다. 소나무 두 그루의 당당함도 느껴진다.

‘달을 보고 걷다’ ‘하염없는 생각’ ‘가을편지’ ‘풍경’ 연작들은 그가 가장 한국적인 모티브를 현대적으로 조형해오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김 작가는 역동적인 미니어처 조각브로치를 만드는 작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00년도부터는 일본 수집가들로 부터 사랑을 받아 일본대표 장신구잡지 표지 작가로 실렸으며, 그의 장신구들은 인사동, 인천국제공항 등에서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 장신구 브랜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전시장에는 9점의 벽면작품과 6점의 오브제, 그간 개인전을 통해 발표해온 장신구 26점, 제품장신구 78점 등 1987년부터 2017년까지 그의 금속공예 30년을 만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김승희는 1969년 서울대 미대를 졸업했다. 문의=064-772-4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