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구리로 풀어낸 자연·인간의 관계성

제주 조각가 이승수 초대 개인전
켄싱턴호텔 갤러리…6월1일까지

2017-04-18     문정임 기자

해녀상 등의 작품을 통해 제주의 자연환경과 제주 사람들의 삶을 입체적으로 빚어온 제주 조각가 이승수씨가 이번에는 식물과 구리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성을 조명한다.

서귀포시 중문에 위치한 켄싱턴 제주호텔 갤러리가 지난 12일부터 오는 6월 1일까지 조각가 이승수의 '노고록히 돌라부텅' 초대 개인전을 열고 있다. 입체작품 10여점이 선보인다.

'노고록히 돌라부텅'은 제주어로 '마음 편히 의지하며 산다'는 뜻이다.

제주에서 태어났지만 학업으로 서울에서 머물렀던 그는 제주에서의 삶과 제주인, 제주의 문화를 작품의 소재로 삼고 있다. 앞서 해녀상을 주로 작업해온 그는, 이번 전시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성에 대해 사유했던 흔적을 관객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어느 날 제주로 돌아왔을 때 그는 비로소 시각적인 만족을 얻으며 심적 안정을 찾아갔다. 작업실 슬레이트 지붕 밑으로  '아이비'라는 초록 식물이 작가의 공간을 침범했을 때 작가는 '본인' 이외의 존재를 인식하게 됐다. 계절에 따라 식물의 변화를 느끼며 생명이 자신과 같이 호흡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상생'이었다. 더불어 그것은, 소리소문없이 탄생하고 소멸하기에 '자연(自然)' 이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식물과 구리라는 전혀 이질적인 재료들을 사용했다. 그러나 차가운 구리는, 따뜻한 느낌을 주는 붉은 색을 띰으로써 아이비가 뿜어내는 생명력을 상쇄시키지 않았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형태를 갖게 된 구리는, 이제 아이비가 자라나는 지지대가 됐다.

1977년생인 이승수는 제주대 미술학과와 성신여대 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했다. 문의=064-735-89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