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적반하장'

2005-09-06     제주타임스

북한의 억지 주장이 도를 넘었다. 북한은 ‘퍼주기’ 논쟁 속에서도 굶어 죽어 가는 북한동포들을 생각하여 온갖 지원을 다하고 있는 남한에 대해 걸핏하면 시비를 걸고 가당찮은 이유를 내세워 대화를 중단하는 일이 예사였다.
엊그제도 북한은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을 트집 잡아 우리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UFL연습이 무엇인가. 한반도 우발 상황시 한·미 연합군의 협조절차 등을 숙지하는 자위적 훈련이다. 우리측은 이미 훈련이 시작되기 열흘 전인 지난달 11일 유엔사 군사정전위를 통해 연습일정 등을 북측에 통보했다고 한다. 그러니 시비 거리도 아님은 분명하다.

그런데도 북한은 UFL연습이 지난 2일 끝난 것과 관련해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을 빌려 남한을 ‘배신자’라 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비난을 쏟아 부었다는 것이다.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유분수지 별 꼴을 다 보겠다. 북한은 우리보다 훨씬 많은 군대와 장비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른바 ‘선군(先軍) 정캄에 치중하며 국민 총 생산 GDP의 3분의 1을 국방비로 지출하는 등 대규모 작전능력을 갖고 있다. 그것이 우리를 겨냥하고 있음은 자명하다. 그런 북한이 우리의 정기적 군사훈련을 놓고 ‘북침전쟁 책동 운운’ 하며 비난하는 것은 가소로운 노릇이다.

북한은 그 동안도 남한에서 받을 것은 다 받으면서도 핵 문제를 비롯한 현안에는 어떤 진정성도 보여주지 않고 있으며 이번처럼 우리의 내부문제에까지 사사건건 간섭하려 들고 있으니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북한의 이런 억지에 우리가 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는 없다.
다만 아쉬운 것은 우리가 일련의 남북대화나 교류에 너무 저자세로 나가고 있지 않은가 하는 점이다. 그러니 저들이 우리를  만만하게 보는 것 아닌가. 대화가 일시 중단된다 한들 무슨 소용인가. 아쉬운 쪽은 북한이다. 이제 ‘뭐 주고 뺨 맞는’ 식의 대북 정책은 재고돼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