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뚝 끊긴 제주 하늘길의 明과 暗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유커(遊客·단체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긴 가운데, 관광시장 다변화를 위한 노력이 서서히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이 기회에 ‘제주관광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는 중이다.
제주자치도는 필리핀 마닐라~제주 간 직항(直航) 전세기가 이달 5일부터 6월 14일까지 주2회 취항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세기는 필리핀 내 6개 대형여행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운항한다. 6월까지 모두 3000여명의 필리핀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오키나와(4월)와 마츠야마(7월)에 전세기가 곧 취항할 예정이다. 또 라오스와 미얀마, 베트남과 러시아 등을 대상으로도 직항 전세기 취항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와는 직항노선 취항이 심도 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와 제주관광공사 등은 최근 콸라룸푸르에 소재한 아시아 최대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아시아X’ 본사를 방문해 제주 직항노선 취항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상대 측이 직항노선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직항노선 개설이 명(明)이라면, 잇따르는 국내항공료 인상은 암(暗)이라 할 수 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들(LCC)의 요금 인상(5~11%)에 이어 이번엔 최대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마저 국내선 항공료 인상에 나섰다. 인상 폭은 평균 3~5%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나, 대한항공의 경우 국내선 여객 점유율 24.7%인 점을 감안하면 그 파장이 결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사드 보복’으로 관광과 관련 직격탄(直擊彈)을 맞고 큰 몸살을 앓고 있는 제주의 입장에선 국내선 항공료의 잇단 인상은 엎친데 덮친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무턱대고 반대만 할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제반 악재를 감안한 제주도 등의 적절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