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픔 내려놓고 영면하소서”
제69주년 4·3희생자 추념식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유족 등 1만여명 참석
제주4·3평화공원위령 제단·추념 광장서 봉행
국가공권력에 의해 무고한 도민이 희생된 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제주4·3사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애도의 마음이 전국에 울려 퍼졌다.
제69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4·3의 평화훈풍! 한반도로 세계로’라는 주제로 제주4·3평화공원위령 제단 및 추념 광장에서 봉행됐다.
2014년 국가추념일 지정 이후 네 번째 국가행사로 치러진 이날 추념식은 행정자치부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주관했다.
정부대표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참석했고, 정치권에서는 여·야 당 대표들을 비롯해 일부 대선주자 제주4·3희생자 유족과 정부, 도내·외 인사 등 1만여명이 참석해 4·3 영령들을 위로했다.
이날 추념식에서는 본 행사에 앞서 종교의례와 제주도립무용단의 진혼무 공연, 제주도립제주합창단 및 서귀포합창단의 합창공연 등 식전행사 공연이 이어졌다.
이어진 추념식은 국민의례와 헌화 및 분향, 경과보고, 양윤경 제주4·3유족회장 인사말, 원희룡 제주도지사 인사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추념사, 제5회 제주4·3평화문학상 시부분 당선작낭송 순으로 진행됐다.
양윤경 유족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긴 세월동안 제주4·3에 대한 진상규명과 희생자에 대한 명예회복이 이뤄지기를 갈망해 왔다. 과거의 역사는 결코 감추거나 왜곡돼서는 안된다”며 “암울했던 과거사를 청산하기 위해 인권침해의 중대과실을 범한 국가가 피해자에게 법적인 배·보상 의무를 다해야 한다. 그동안 간과했던 배·보상에 대한 정당한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고 4·3해결의 장으로 진정성 있게 다가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었던 4·3은 이제 화해와 상생의 상징이자 과거사 청산의 모범으로 승화되고 있다. 내년이면 4·3 70주년이며, 이미 시민사회의 자발적인 협의체가 구성되는 등 이미 준비가 시작됐다”며 “제주4·3이 세계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과제가 아직 남아있다. 4·3희생자에 대한 배·보상 문제를 비롯해 4·3희생자 및 유족 심의·결정 상설화, 4·3수형인에 대한 명예회복, 4·3행방불명인에 대한 유해 발굴 등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추념사를 통해 “4·3희생자 영전에 머리 숙여 애도의 뜻을 표하고, 그동안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고통의 시간을 보내오신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는 지금까지 도민들과 함께 4·3사건의 진실규명, 희생자와 유가족의 명예회복, 추모사업 추진 등에 노력해 왔다. 앞으로도 희생자들의 뜻을 기리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치유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추념식 진행 상황은 오전 10시부터 제주KBS1을 통해 전국으로 생중계됐고, 제주MBC 및 JIBS, 제주KCTV도 도내 생중계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