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불청객’ 미세먼지 고민 빠진 학교

교육부 단계별 대응 매뉴얼 현장 적용 ‘부담’

2017-04-02     문정임 기자

야외활동하기 좋은 4월이 시작됐지만 봄철 미세먼지를 걱정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를 둔 부모들을 비롯해, 학사일정에 따라 교육과정을 계획적으로 소화해야 하는 학교 교사들의 고민도 적지 않다.

최근 학부모들의 인터넷 카페에는 아이들과 놀러 가기로 했는데 당일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다른 부모들의 조언을 기다리는 글들이 자주 눈에 띈다. 일정을 취소하려니 휴일 봄볕이 아깝고, 미세먼지 농도가 경보 수준은 아니라 갈피를 못 잡겠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환경부가 운영하는 대기오염도 공개 홈페이지(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60일간 제주지역에 총 6개의 대기 질 측정기준(PM10,  PM2.5, 오존,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 중 한 가지라도 ‘나쁨’이상이 표시된 날은 총 29일이다. 대기가 건강하지 않은 날이 전체의 절반인 셈이다. 이 가운데 4일은 ‘매우 나쁨’으로 분류됐다.

이처럼 대기가 ‘뿌연 날’이 많다보니 목돈을 들여서라도 공기청정기를 구매하겠다며 후기를 물어오는 글도 종종 올라오고 있다.

일선학교들의 고민도 크다. ‘주의’나 ‘경보’ 단계는 아니지만 안개가 낀 듯 흐리고 목이 칼칼할 날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미세먼지 단계별 행동요령을 담은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실무 매뉴얼’을 유치원과 각급학교에 배포했다. 지침은 미세먼지 담당자를 지정해 예·경보 상황을 상시 확인하고, 필요시 실외수업 자제, 임시휴업, 등·하교시간 조정 등 단계별 조치사항을 선제적으로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학사일정에 따라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하는 시스템에서 특정 과목의 교사가 미세먼지 수준에 따라 재빠르게 수업 방식 교체를 결정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교사는 “아직까지 미세먼지 때문에 수업일정을 크게 바꾼 적은 없다”면서도 “공기가 뿌옇거나 대기 움직임이 정체된 날엔 아이들을 밖에 내놓기가 걱정된다”며 “이런 날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고 교육 현장의 우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