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군납가 산정 '비현실적'
전년도 가격 기준 결정…높은 해 농가들 출하 기피
감귤 군납가 산정이 현실과 동떨어지면서 안정적인 출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농협제주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2004년산 상품 노지감귤 상품 평균 경락가격은 15kg 상자당 1만8920원으로 2002년산(7968원)보다 무려 137% 높게 형성됐다.
반면 지난해산 군납 가격은 kg당 840원으로 2002년산(1009원)보다 16.7% 낮은 수준에서 책정됐다.
감귤 가격이 근래 드물게 높게 치솟았던 해에 군납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는 기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군납가 산정이 전년도 감귤가를 기준으로 결정되고 있기 때문.
그런데 군납가 산정이 이처럼 시장동향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감귤 가격이 높은 해에는 농가들이 군납출하를 기피해 계약불이행 등 제주 감귤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고 있다.
실제로 노지감귤 가격이 폭등한 지난해 당초 군납 계약물량 2437t 가운데 62.6%(1526t)만 국방부에 납품됐다.
군납 가격이 좋았던 2002년산의 경우 납품물량이 당초보다 6% 초과하는 등 농가들이 앞 다퉈 출하한 것과 대조적이다.
군납 농협이 계약 사항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위약금 지불은 물론 군납참여도 일정기간 제한된다.
A농협의 경우 지난해 계약불이행에 따라 7000만원의 위약금을 물고 향후 3년간 농협중앙회의 군납추천도 받을 수 없게 됐다.
특히 장기적 거래처와의 신의를 저버렸다는 비난과 함께 제주 감귤의 이미지 하락 등의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음에 따라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제주농협 관계자는 “군납 납품가가 현실과 맞지 않은 것은 다른 과일에도 공통적인 현상”이라며 “군 당국도 군납가 산정의 불합리성을 인정, 2007년부터 시장에서 직접 구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