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체결된 ‘위안부 합의’ 무효”

제주 평화나비 콘서트 시민 300여명 ‘한목소리’
이용수할머니 “정부 졸속합의 피해자 두번 죽여”
방일리공원 평화의소녀상 공공조형물 지정 제안

2017-03-26     고상현 기자

“자기들 멋대로 체결한 12‧28 합의 인정할 수 없다.”

25일 열린 제주평화나비 콘서트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89) 할머니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이 할머니는 “나와 같은 역사의 증인이 40명이나 살아있는데도 박근혜 전 대통령은 피해 당사자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일본과 졸속으로 합의했다”며 “정부가 피해자를 두 번 죽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다음 정부는 일본으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위안부 문제가 진정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군 성 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청소년, 대학생, 청년 네트워크인 제주 평화나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제주시 벤처마루에서 3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2017 제주 평화나비 콘서트’를 열었다. (사)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제주행동에서 후원한 이날 행사는 이 할머니의 발언과 함께 볍씨학교 학생들의 연극 공연, 곶자왈학교 학생들의 오카리나 공연, 조성일씨 등의 노래 공연으로 꾸려졌다.

이날 행사장에는 현재 제주시 노형동 방일리공원에 세워진 ‘제주평화의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지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주시 연동에 사는 김모(36)씨는 “최근 제주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소녀상 훼손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지정해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광철 제주평화나비 대표도 “역사관 건립 등 다른 사업들보다도 소녀상의 공공조형물 지정이 그 시작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콘서트 수익금은 제주 평화의 소녀상 주변에 일본군 성노예 역사 안내판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평화광장 조성 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