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순환센터 파행, 元도정 철학 어긋난 결과”

2017-03-15     고상현 기자

최근 양돈장 이설 문제로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공사가 파행을 겪는 가운데 해당 양돈장인 승광농장 오동훈(61) 대표가 15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껏 대체부지와 관련해 제대로 된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며 도에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오 대표는 “2014년 나를 빼놓고 제주도, 제주시, 동복리 간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건설에 동의하는) 협약을 체결해 양돈장 이설을 요구해도 동복리민들이 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협조에 응하고 대안 제시를 3년간 요구했지만, 제주도는 제대로 이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6월 담당 공무원들이 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 양돈장 이설이 없어도 제주도 조례상 주민 민원 제기로 양돈장을 폐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실제로 최근 양돈장 이전 없이 30억 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주민들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3년 동안 대체 부지와 관련해 가만히 있다가 최근 동복리에서 10년 이상 양돈 사업을 해온 업주를 희생해가며 공사를 추진하려는 것은 협치를 중시하는 도정 철학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적절한 부지를 제시하는 노력을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제주도는 쓰레기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일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매립장과 소각장으로 이뤄진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공사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양돈장 이설 협약 이행을 요구하며 동복리 주민들이 반발하자 착공이 무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