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의 계절 안전에 주의해야
벌초의 계절이다. 음력 팔월 초하루를 전후해 이뤄지는 제주 전래풍습인 벌초는 먼저 세상을 떠난 이에 대한 살아있는 사람들의 사랑의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조상을 모시거나 돌아간 이들에게 예우를 갖추는 일은 민족마다 형식이 조금씩 다를 뿐이지 기본개념은 모두 같을 것이다. 특히 조상의 안식처인 유택(幽宅)을 가꾸는 일은 자손의 도리로서 매우 중요하다.
추석을 앞두고 무덤의 풀을 깎지 않으면 보기에도 흉할 뿐 더러 불효의 자손을 두었거나 임자 없는 묘라 해서 손가락질을 받기 십상이다.
올해는 추석 명절(9월 18일)이 예년보다 빨리 오는 바람에 벌초시기도 앞당겨져 이미 지난주부터 벌초가 시작됐으며 음력 팔월 초하루인 오는 4일과 그 다음 일요일인 11일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벌초의 계절을 맞아 안전사고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지난 28일만 해도 벌초를 하던 사람들이 예초기 날에 발목을 베여 병원으로 후송되는 사고가 3건이나 발생했는가 하면, 산소에서 채취한 독버섯을 잘못 알고 끓여 먹었던 일가족이 집단 중독 되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벌초 중 예초기 사고나 벌 쏘임, 또는 뱀에 물리거나 독버섯 중독 등에 의해 발생한 안전사고는 모두 30건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벌초 때의 안전사고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벌초하기 전에 산소 주위에 돌멩이 등 예초기에 충격을 가할만한 것은 없는지, 벌집이나 뱀 같은 위해 동물은 없는지를 미리 확인하여 작업에 임한다면 충분히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벌초가 단순히 풀을 깎는 행위이기 이전에 조상의 음덕을 기리고 일가친척과 친교를 이루는 도덕적 의식임을 감안하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일도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