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생이모자반의 습격 ‘제주바다 비상’

중국 상해·저장성 연안서 남해 접근 ‘띠’ 관측
대량유입 가능성 농후 재작년 악몽 재현 우려

2017-03-12     박민호 기자

해안에 쌓여 악취를 풍기고 양식장을 망치는 등 관광과 수산업에 피해를 주는 ‘바다의 불청객’ 괭생이모자반이 동중국해에서 발생, 제주지역을 향해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2015년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10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천리안 1호 해양관측위성이 한반도 근해를 촬영한 영상을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중순 중국 상하이와 저장성 연안에서 괭생이모자반 띠가 처음 발견된 이후 2월 중순부터 표층 해류와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 남해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괭생이 모자반이 큰 덩어리를 이뤄 해안으로 밀려와 쌓이면 경관을 해치고 썩으면서 내는 악취 등으로 해안 생태계는 물론 제주지역 관광산업에 커다란 피해를 안긴다.

또 어장과 양식장의 그물에 붙어 시설을 파손시키거나 선박 스크루에 감겨 조업과 항해에 지장을 주고 사고로 이어져 ‘바다의 불청객’으로 불린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선박을 이용한 조사에서도 지난달 말부터 제주 남부(동중국해 북부) 해역에 다수의 괭생이모자반이 나타났고, 지난달 말 조사에서는 크기가 1~3m에 이르는 괭생이모자반 덩어리가 ha당 4~40개씩 발견되기도 했다.

현재 분포와 확산 속도로 볼 때 2015년처럼 남해안에 대량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실제 12일 제주시 이호해수욕장과 인근 항·포구를 확인한 결과 적잖은 양의 괭생이모자반이 쌓여있었다. 최근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해안에 밀려와 쌓인 괭생이모자반들이 부패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게 2015년 악몽을 겪은 지역 주민들의 설명이다.

인근 주민들은 “이달 들어 많은 양의 괭생이모자반이 해안으로 밀려들고 있다”며 “이제 곧 관광객들이 몰려올 텐데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양과학기술원은 위성으로 모자반의 이동을 추적해 해당 지자체 등에 전파하기로 했으며, 앞서 해양산부는 괭생이모자반의 신속한 수거 등을 위해 최근 새로 건조한 76t급 청소선 ‘온바당호’ 제주에 파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