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겼다 촛불이 해냈다"
10일 박근혜 탄핵 인용 경축 촛불집회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만장일치로 인용한 10일 제주 지역에서 이를 축하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제주 지역 104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박근혜 탄핵 인용 경축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보통 집회 일주일 전부터 예고하는 평소와는 달리 탄핵심판 선고 이틀 전에 예고됐지만, 주최 측 추산 500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시민들은 “국민이 이겼다” “촛불이 이겼다”를 연호하며 국민의 힘으로 부패한 권력을 물러나게 한 역사적인 순간을 기념했다.
초등학교 3학년인 딸 이봄(10)양과 거리로 나온 현지영(44‧여)씨는 “역사적인 오늘을 기념하기 위해 딸과 함께 촛불집회에 참여하게 됐다”며 “앞으로 우리 사회가 가진 사람보다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작은 소망을 이야기했다.
강순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회장은 지정 발언을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눈보라, 비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광장을 지켜오면서 오늘 우리 스스로 커다란 승리를 맛봤다”며 “이 자리는 축제장이자 그동안 고생한 서로를 격려하고 칭찬하는 자리”라고 힘주어 말했다.
문정현 신부는 자유발언을 통해 “촛불의 열기가 곧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시킨 것”이라며 “전 국민적으로 이 날을 기다렸고, 전 세계가 주목해서 오늘에 이른 것”이라고 평했다. 이도2동 주민인 오운길씨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민주시민인 우리가 해낸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끝이 아니라고 얘기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박찬식 육지사는 제주사름 대표는 지정 발언에서 “박근혜가 물러났다고 끝난 게 아니라 박근혜를 있게 한 박정희의 유산, 천민자본주의 체제를 갈아엎어야 다시는 비슷한 일을 겪지 않는다”고 했다.
오순희 제주문화예술공동체 간드락 대표는 “이명박근혜 시기를 거치면서 이번에 불거진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문처럼 권력 입맛에 맞지 않으면 지원을 안 해주거나 엉터리 보조금 사업으로 가뜩이나 가난한 예술가들을 힘들게 한 부분들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은 10일 열린 촛불집회에 이어 다음날인 11일에도 오후 6시부터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박근혜 즉각 구속 20차 제주도민 촛불집회를 연다. 이날 집회에는 사우스카니발, 놀이패 한라산의 공연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