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대량학살 사례’로 미국교실에

코네티컷 주 중·고교 역사수업 과정 포함
당시 국제정세·피해 규모·피해자 진술 등

2017-03-09     문정임 기자

예일대가 있는 미국 코네티컷 주의 중, 고등학교에서 세계적인 제노사이드(대량학살)의 대표 사례로 제주4·3을 가르쳐 주목된다.

이 곳 ‘뉴헤이븐교사협의회’ 소속 교사들은 역사적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음으로써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올해 처음 수업을 시작했다.

9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사단법인 세계섬학회, 제주대 세계환경과섬연구소, 제주주민자치연대가 공동 개최한 ‘제주 3·1절 기념 시위 70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 이들 중 일부 교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제주를 처음 방문했다는 맥스 코멘도(Max Commando), 크리스 브레난(Chris Brennan) 교사는 각각 뉴헤이븐 지역의 메트로 폴리탄 아카데미(Metropolitan Business Academy)와 힐 레저널 커리어 하이스쿨(Hill Regional Career HighSchool)에서 올해부터 4·3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들은 총 11과짜리의 교육과정을 완성해 정규 역사수업 시간 학생들에게 제주4·3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뉴헤이븐을 포함한 미국은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 심해 문화적 다양성이나 제노사이드의 잠재성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뉴헤이븐은 1824년 세계 최초로 타국민의 국제 인권을 인정한 세계평화의 도시로, 평화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

그런 가운데 같은 지역에 있는 동암연구소(The East Rock Institute)를 통해 동아시아의 역사를 접해왔고, 최근 제주대 세계환경과섬연구소 등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제주4·3에 본격 관심을 갖게 됐다.

교육과정은 총 11과로 구성됐다. 기본개념과 책임자 문제 등 4·3의 개략 설명을 시작으로 당시의 국제 정세와 가해자 및 피해자의 진술, 피해 규모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일반적인 대량학살의 8가지 단계에 제주4·3사건을 대입하는 과정도 있다.

수업의 말미에는 가해자를 어떻게 가려내고, 어떻게 용서할 것인지 등 보다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학생들과 토론하며 평화의 방법을 찾는다.

크리스 브레난·맥스 코멘도 교사는 “뉴헤이븐 지역의 교사들이 4·3을 가르치는 것은 비극이 (평화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