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무병장수 하세요”
며칠 전 도보 순찰 활동 하며 빠르게 달려오는 차 사이에서 어르신 한분이 천천히 지팡이를 짚고 걸어오시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얼른 어르신에게 달려가 차가 많이 다녀 위험하니 횡단보도를 이용하여 달라고 하였더니 어르신은 횡단보도까지 돌아가기 힘들어서 그랬다고 하셨다.
위험천만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일반인들에 비해 보행속도가 느리고 인지능력중 기동력이 떨어지는 노인들과 빠르게 달려오는 차량은 도로위에서 위험한 줄타기와 다름이 없다. 노인들의 교통사고가 더욱더 위험한 이유는 경미한 사고만으로 심각한 장애를 야기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여러 가지 형태의 문제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도내 전체 교통사망사고는 평균 4.6일에 한 명이 발생하고 그 중 연령별로 65세 이상 노인이 46.%(37명)을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도내 65세 이상 노인은 전체 인구의 13.5%를 차지하고 있으나 전년도 노인 사망사고는 전체에 비해 3.5배 높고, 보행노인 사망사고는 보행 사망사고의 절반을 차지한다.
늘어나는 보행노인 교통 사망사고 예방을 위해 제주지방경찰청은 작년부터 “서다, 보다, 걷다.”라는 무병장수(무단횡단은 병입니다. 장수길 횡단보도!) 지도장을 활용해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단속보다는 계도를 통하여 지도 및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교통 사고예방을 위한 도보 순찰을 할 때에도 지도장을 활용하여 어르신들에게 무단횡단의 위험성에 대해 다시 한번 알려드리고 야간에 다니실 때에는 어두운색 보다는 밝은색 옷을 착용해 달라는 당부의 말도 같이 전해드리고 있다.
또한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을 위해 제주도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하여 신호체계 개선과 투광기, 간이중앙 분리대 등 교통안전 시설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예정이다.
보행자 교통사고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하는 곳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늘상 그래왔으니 오늘도 괜찮다는 생각을 버리고 안전한 교통질서를 지키고, 보행노인 또한 나의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배려한다면 더욱더 안전한 제주, 무병장수 하는 제주가 될 것임이 틀림없다.
<제주서부경찰서 연동지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