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미술 공모부터 설치까지 ‘한달?’

‘예술공간 이아’ 원도심 형상화 작품 개관일 맞추기 ‘급급’
재단 “시간 없고 작품 적절 않아 계획과 달리 3팀만 선정”

2017-03-05     오수진 기자

‘예술공간 이아’가 다음 달 개관일을 맞추기 위해 건물 인근에 설치할 공공미술 작품의 공모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박경훈)은 지난 달 22일 ‘예술공간 이아’ 건물 인근에 설치할 공공미술 작품을 3월 1일까지 공모했다. 이에 대한 심의와 결과 발표는 3월 2일, 작품 설치는 3월 말 완료 예정으로 제작에 상당 시일이 소요되는 설치 작품들을 공모부터 최종 설치까지 한 달여만에 모두 완료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우려가 제기됐었다.

재단은 공모(안)를 통해 “예술공간 이아에 대한 지역의 관심을 환기하고, 원도심 역사와 공간의 정체성을 예술작품을 통해 형상화하고자 준비했다”며 5점 이내의 설치물을 선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3일 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전체적으로 (공모기간에) 충분한 시간이 없었던 탓인지 구체적으로 작품을 상상하기 어려운 작품이 적지 않았다”며 공모에 참여한 7인의 작가(팀) 가운데 3명(팀)을 ‘조건부’로 선정했다고 알렸다.

예술공간 이아 관계자에 따르면 조건부 당선작들은 조만간 심사위원들과의 토론·인터뷰 등을 통해 작품의 방향을 수정 보완했을 경우에만 설치물로 확정하게 된다. 예술공간 이아 측이 재공모 계획이 없다고 밝힌 만큼 만약 작가들이 심사위원들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으면, 당초 설치가 예정됐던 공공미술 작품의 예정지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모는 해당 지역과 예술공간 이아의 특수성과 정체성을 녹여낸 예술작품 설치를 위해 기획됐다. 그러기에 재단은 지난 달 23일 공모 참여자들에게 사전 설명회와 작품 설치 예정지역에 대한 답사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부터 이미 제작된 작품을 제출 받을 것이었냐는 질문에 예술공간 이아 관계자는 “포트폴리오를 제출 받기도 했다”고 답했고, 최종 설치까지 기간이 짧지 않냐는 질문에는 “설치 보완기간이 20일 정도 있다”고 말했다.

도내 한 설치작가는 “공공설치물을 제작하는 데 수개월이 걸리는 것이 사실”이라며 “설치되는 장소의 특성과 성격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작품의 의도를 파악하기 힘든 난해성을 지닐 경우 지역 주민의 반발을 살 수도 있어 설치 예정지에 대한 많은 답사와 깊은 고민이 필요한데 이번 공모는 성급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