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알권리’ 위에 도교육공무원

교육청 감사보고 대상기관 익명 방침 비난 자초
‘제식구 감싸기’ 내부검열·청렴의지 상실 지적

2017-03-02     문정임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오는 4월부터 감사보고서 공개 본에 대상기관명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지적 내용은 공개해도 이 문제가 어느 학교에서 벌어졌는지는 알려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도교육청 감사관실은 2일 기자실에서 ‘2017년도 청렴 제주교육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은 내부 방침을 전했다.

감사 후 피감기관 명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거나 반대로 밝히지 말도록 규정된 법률은 없지만 ‘개인정보의 보호’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은 매해 일선학교와 직속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

현재 홈페이지 ‘열린감사방’에 게시된 보고서를 보면 수감기관명은 공개, 사람이름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기관명을 알기 때문에 내용만 보면 지적받은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이 교육청의 입장이다.

그러면서 도교육청은 누군가 굳이 대상기관명을 알고자한다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다시 말해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비공개’와 ‘정보공개청구’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수감기관 관계자와, 알권리를 주장하는 도민들의 비난을 모두 피해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도교육청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교육가족 보호’라는 즉각적인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공무원’이 수행하는 역할의 무게에 대한 판별 없이 이들을 그저 ‘개인’으로 분류해 보호하는데 비중을 뒀다는 것이다.

도민의 알 권리보다 교육가족 수호에 무게를 실음으로써 스스로 내부검열의 의지가 없음을 자인한다는 더 날카로운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도교육청은 올 한해 청렴도 취약분야를 보완해 전국 유일의 6년 연속 청렴도 최상위권 유지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내부적으로는 문제를 발생시킨 교직원들의 운신의 폭만 넓혀줌으로써 실제 교육현장의 청렴도를 끌어올리는데에는 절실함이 없다는 지적까지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