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인구유입 ‘주춤’ 주택분양시장 ‘비상’

순유입 5년만에 최저치 ‘이주열풍 시들’...주택수요 감소 전망
공급 증가 속 1월 미분양 353가구 전월比 30%↑ ‘귀추 주목’

2017-02-27     한경훈 기자

제주로의 이주 열기가 식어가면서 도내 주택분양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부동산 경기를 떠받치던 이주민이 감소할 경우 주택 수요가 줄어 아파트 초과공급 등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통계청의 최근 발표한 ‘1월 국내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순유입 인구는 62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1월(135명) 이후 5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제주 유입 인구는 2012년 4876명, 2013년 7823명, 2014년 1만1112명, 2015년 1만4257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다 지난해에는 1만4623명으로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제주로의 이주 열풍이 주춤해 지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유입인구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주택시장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집값 상승 등을 기대한 초과수요가 감소하면서 주택 거래가 줄고 미분양 주택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도내 미분양 주택은 353가구로 전월보다 30.3% 증가했다. 준공후 미분양 주택은 전월보다 17.8% 증가한 106가구로 조사됐다.

주택 공급이 꾸준한 상황에서 이주민 유입 증가세가 크게 꺾일 경우 미분양 주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도내 준공 주택은 1702가구로 전년 1월보다 100% 증가했다. 주택건설 인허가도 1354가구로 지난해 1월에 비해 9.7% 증가했다.

여기에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오름세도 주택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3개월 만에 최고치인 연 3.16%까지 뛰어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 대출 고객의 이자 부담도 더 늘게 됐다. 작년 말 기준 제주도 금융기관의 주택담보 대출잔액은 4조2963억원으로 1년 전보다 32.9% 증가했다.

원리금 상환 한계에 봉착해 시장에 나오는 가계의 주택 물량이 많아질 경우 주택 초과공급과 겹쳐 미분양 물량 또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