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낙농가 경영난
“원유값은 그대로인데 사료, 유류, 비료 등 생산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으니 어떻게 배겨 나겠습니까”
북제주군 조천읍 와흘리에서 젖소 150여 마리를 사육하는 낙농가 김정옥씨(45)의 푸념이다.
김씨 등에 따르면 정부고시로 결정되는 원유값은 지난 1998년 이후 단 한번도 인상되지 않았다는 것.
반면 배합사료값은 올해 만해도 18.4% 인상된 데다 그 동안 낙농기자재 등 생산비도 크게 늘어나 낙농가들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제주지역은 타 지방과 달리 젖소 사육시 조사료 비중이 높다고 한다. 이에 따라 조사료 파종에 따른 기름값, 비료값, 등이 올해 들어 크게 올라 타 지방보다 상대적으로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김씨는 “도내 원유납품가는 1등에서 5등급으로 차이가 있으나 평균 kg당 550원 선. 이 중 생산원가는 최근 제반비용 상승을 감안, 500원 정도로 여기에서 인건비, 세금, 공과금 등을 제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소규모 낙농가들은 사정이 더욱 나빠 젖소 사육을 포기해야 할 지경”이라며 “때문에 원유값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생산원가 조차 건지기 어려워지자 젖소를 사육하던 도내 낙농가 중 일부는 경영난으로 폐업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낙협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도내 낙농가는 75농가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농가가 감소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축산등록제, 환경직불제 등 제반 축산정책 시행을 위해선 상당한 고정자산 투자가 필요한데 농가사정이 이처럼 어려워서는 엄두도 안 난다”며 “결국 원유값을 현실화해 농가를 살리는 것이 축산정책의 성공 요인도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