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제주대병원 새 이름 적절한가

이선화 의원 “명칭 선정 재단 내부서 결정 문제있다”
사학과 교수 “활용하는 건 좋지만 뉘앙스가 이상해”

2017-02-13     오수진 기자

옛 제주대학교병원에 조성되는 제주종합문화예술센터의 새 이름 ‘예술공간 이아’의 명칭이 최근 확정된 가운데 문화공간의 이름으로 적절한가에 대한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아(貳衙)’의 의미가 수령의 지방행정을 보좌하는 일종의 지방자치 기관을 뜻한다는 점에서 역사성은 반영됐지만, 문화공간의 이름으로는 이질적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박경훈)은 지난 8일 전문가로 구성된 명칭선정위원회 회의를 열고, (가칭)제주종합문화예술센터의 새 이름을 ‘예술공간 이아’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단에 따르면 이날 김수열 제주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박경훈 이사장, 제주문화유산연구원 고재원 원장, 제주대 김태일 교수로 구성된 명칭선정위원회가 현재 센터 일대가 제주목 이아(貳衙)터라는 점에 착안해 장소의 역사성을 살려 명칭을 정했다.

그간 개관이 늦어지자 공간 이름 선정에도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2015년 공모를 통해 도민의견을 접수 받았던 내용들은 실제로 얼마나 어떤 내용들이 나왔는 지도 모른 채 결국 명칭선정위원회 회의를 통해 결론 짓게 된 것이다.

삼도2동 지역예술인은 “명칭에 대한 찬반을 떠나 처음 도민들에게 명칭선정 권한을 주기 위해 공모를 했던 만큼 예전 공모에서 적절한 것이 없었다면, 결정된 이름이 적절한 지 설문이라도 해서 판단을 해봤어야 했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제주도의회 이선화 의원은 “지방정부의 자문기관이었던 곳을 문화기관도 아니었는데, 이름까지 공식 타이틀로 쓰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며 “명칭 선정도 재단 내부에서만 결정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대학교 사학과 김동전 교수도 “‘이아’터는 제주탐관이 행정업무를 봤던 곳이다. 그 터를 현재에 와서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공간의 의미를 붙이는 것은 좋지만, 공식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은 뉘앙스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문화예술재단 관계자는 “1차적으로 이아터였다는 것이고 이후 자해원, 의료원 등으로 변천된 역사를 담자는 것이었다”며 “이아터가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해주고 고충을 해결해 주는 장소였다는 부분을 착안했고, 예전에는 병을 치료해주는 곳이었다면 이제는 예술로 위로해주고 사람들이 즐거움을 찾는 공간이라는 변화의 키워드로 봐주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공모에서) 나온 얘기들은 키워드로 정리해서 논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예술공간 이아'는 오는 4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